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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통해 영화인생 돌아본 뒤 몸과 마음 아파 한국 영화계 내 성평등 문화 정착시키고, 성폭력 근절에 여성 영화인으로서 보탬 되길” 배우 문소리가 최근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통해 자신의 영화인생을 돌이켜봤다며, 한국 영화계 내 성평등 문화를 정착시키고 성폭력을 근절하는 데 여성 영화인으로서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문소리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센터장 임순례·심재명, 이하 든든) 개소 기념행사와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했다. 문소리는 “오늘 행사에 영화 제작보고회만큼 많은 취재진이 왔다. 솔직히 좀 떨린다”며 호흡을 가다듬은 뒤 입을 뗐다. 그는 “서지현 검사의 용감한 폭로를 시작으로 이어져 온 미투 운동을 계속 지켜봤다. 제 영화인생을 돌이켜보게 됐고, 몸과 마음이 아파 굉장히 힘들었다”며 “제 주변의 많은 동료와 선후배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근데 저만 힘들어한 게 아니더라. 많은 영화인이 아픈 마음, 초조한 마음, 걱정하는 마음으로 지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소리는 “든든 측에서 토론회 패널 참석을 제의했을 때, 과연 동요 없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의견을 말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실제로 이날 그는 발언하는 도중 자주 숨을 고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는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이거나 방관자였거나 암묵적 동조자였음을 영화계 전체가 인정하고 반성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관객이나 국민 분들이 (영화계에서 벌어진 일련의 성폭력 사건들을 보고) 한국영화 등 문화예술계 전체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실 것 같아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든든이 개소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정말 정말 반가웠고, 앞으로 든든이 시행할 성폭력 예방교육과 인식개선 캠페인, 기금 마련 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습니다.” 2016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시작된 ‘OO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이후 여성영화인모임과 영화진흥위원회 등은 영화계 성폭력 문제를 인지하고, 지난해부터 영화산업 내 성폭력 대응기구를 마련하기 위해 협의해왔다. 이에 지난해 여름 무렵 영화계 성폭력 실태조사에 착수했고, 올해 3월 든든을 공식 개소했다. 문소리는 “든든 개소로 인해 한국 영화계에 성평등한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길 바란다”며 “저도 한 사람의 여성 영화인으로서 성폭력, 성희롱이 근절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든든이 배우들에게 든든한 존재이듯이, 저희도 든든에게 든든한 존재가 돼야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또 성폭력 실태조사나 피해자 상담 등에 많은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며 관련 기금을 마련하는 데 배우로서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동료들과 함께 고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적인 자리나 대화에서 동료들과 그런 이야기(미투 운동 지지, 영화계 내 성평등 환경 조성)를 많이 나눴다”며 “든든과 함께 가는 것이 지금까지 영화 일을 하고, 앞으로도 할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 아닐까. 이건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현재 영화 일을 하는 많은 선후배 동료들의 생각과도 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과정에 올바름이 없다면 결과 또한 아름다울 수 없다”며 “이제는 (정치적) 올바름을 위해 더 힘을 쓰고 다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영화라는 대의를 위해 영화인들의 인권을 깎아내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문소리는 할리우드에서 유명 배우들이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반면, 한국에서는 그러한 움직임이 비교적 적은 것에 대해 “저는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느냐 마느냐’를 넘어 한국 영화계를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지 모두가 머리와 마음을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