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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까지 효자동 갤러리우물에서 순천할머니들 서울 나들이 전시 지난해 처음 글·그림 배워 내놓은 작품들 “가난 때문에, 여자라는 차별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놓친” 여성들이 펜과 붓을 들었다. 예술 작품이 나왔다. 스무 명의 할머니들이 생애 처음으로 연 전시회, ‘순천 할머니들의 서울 나들이 전시’가 오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효자동 갤러리 우물에서 열린다. 규모는 아담해도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 다양한 관람객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img10] 할머니들은 지난해 처음으로 글과 그림을 배웠다고 한다. “우린 그림 안 그려봤어요”, “못 그려요”라더니, 12주간 수업을 받고는 화가 겸 작가로 변신했다. 그림 작품을 보면 보라색, 초록색, 노란색 등 고운 색과 섬세하고도 대담한 선과 구도가 눈에 들어온다. 귀엽고 익살스럽게, 때론 참 세련되게 일상의 순간들을 묘사했다. 글을 읽다보면 ‘할머니 한 분이 한 권의 책’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평생 까막눈으로 살다 뒤늦게 글을 배운 즐거움도, 안타까운 사연과 회한도, 여생을 행복하게 살겠다는 다짐도 담겼다. “경찰복을 입은 이모부가 멋져 보였습니다. 경찰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습니다. 여군이 되어 씩씩하게 나라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배우지 못해 경찰도 여군도 될 수 없었습니다.”(김명남 할머니) “딸을 하나 낳고 첫아들을 낳았는데 장애아를 낳았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남편은 화를 내며 다시는 자식을 낳지 말고 남남처럼 살자고 했습니다. 나는 한쪽다리가 휜 아들을 낳은 죄로 아무 말도 못하고 살았습니다.”(안안심 할머니) “앞으로 내 꿈은 죽는 날까지 요양원 안 가고 사는 것입니다.”(김덕례 할머니) “어르신들이 여성으로 살며 받은 고통과 한이 느껴져 눈물이 났다”고 한 관람객은 말했다. [img11][img12][img13][img14][img15][img16] 이번 전시 개최를 위해 순천시가 지원에 나섰고, 전시장 대관료와 기타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텀블벅으로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에도 100명이 참여해 힘을 보탰다. 할머니들의 그림 지도를 맡았다는 기획자 김중석 씨는 “너무 놀라운 그림이었다. 할머니들은 모두 예술가들이고 화가였다. 꾸미지 않은 순수함과 예술적 에너지를 품고 계셨다. 이렇게 할머니들의 그림을 그냥 잊혀지게 하기 싫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매주 화요일을 제외하고 월요일과 수~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볼 수 있다. 문의 02-739-6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