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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국가들의 시골 구석구석을 여행해 보면 어떻게 이렇게 골고루 잘 살고 지역 간의 격차가 거의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스톡홀름에서 1200km 떨어진 키루나 (Kiruna)시의 도로, 주택, 공원, 도서관, 학교, 탁아소 등의 시설이 대도시와 차이가 없다. 오히려 지방도시의 경우 낮은 주택가격으로 인해 가계 수입 중 소비와 저축으로 소비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이 대도시들보다 높다. 경제적 삶의 질은 시골일수록 더 높을 수 있다. 삶의 질을 비교해 보기 위해 또 다른 통계치를 비교해 보자. 스톡홀름에서 670km 떨어진 도로테아(Dorotea)시는 인구가 2646명이다. 소득세는 35.15%로 전국 평균치 32.12%에 비해 3%포인트(p)나 높다. 자치지방도시 중 인구가 제일 많은 스톡홀름시는 95만명이 거주하고 소득세율은 29.98%로 평균치보다 3%p 이상이 낮다. 대도시보다 인구가 적은 농촌일수록 왜 소득세율이 높을까? 두 가지로 설명된다. 하나는 실질적 재정자치권이 지방에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선 기초정부의 조세징수권이 헌법에 명시돼 있다. 모든 기초정부는 재정적으로 독립돼 있어 자체 예산을 책정할 때 균형예산을 위해 소득세, 법인세, 상하수도세, 오물세, 건축 및 증개축인허가세, 탁아소요금, 노인시설비용 등을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게 돼 있다. 예산이 중앙정부와 분리되어 있어 책임권이 지방정부에 있기 때문에 적자가 발생하면 3년 내에 보전할 수 있도록 조처를 할 의무도 지방정부에 있다고 예산법에 명시돼 있다. 3년 내에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 지방정부는 파산신고를 해야 한다. 또 다른 설명은 각 지방정부마다 세수의 조건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실업률, 출산율, 산업인구 비율, 교육아동 수, 장애인 수, 노인인구비율 등에 따라 지방조세의 높낮이가 결정된다. 도로테아시의 경우 60대 이상의 인구 비율이 높고 노동인구 비율이 낮다. 평균 연령이 48세로 전국 평균치인 42세보다 훨씬 높다. 기초생활비에 의존하는 주민 비율이 15%로 전국의 13%보다 2%p의 차이를 보인다. 이민자들의 비율이 높고 저소득층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결국 임금소득세가 높여야 예산 수지를 맞출 수 있다. 스웨덴은 1952년 행정개혁을 통해 2500개의 자치도시를 1037개로 줄였고, 17년이 지난 1969년에는 다시 50% 정도를 더 줄여 464개로 통폐합했다. 1972년 개혁 때는 300개로 조정됐고, 현재는 290개의 자치도시 코뮌(Kommun)을 유지하고 있다. 재정의 최적화를 위한 노력이 이면에 깔려 있다. 가장 중요한 개혁은 헌법에 명시된 지방자치권의 근거다. 스웨덴 헌법인 국가통치법 1장 1절에 의원내각제 정부와 자치정부를 명시하고 있다. 또한 14장에는 지방정부의 권한과 의무규정이 들어가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요소가 담겼다. 하나는 자치(Autonomy)에 대한 규정이다. 주민 서비스와 업무에 대한 책임과 역할이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있고, 자체 권한으로 통치한다는 규정이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구성도 기초의회가 책임지고, 재정권, 규칙제정권 등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다. 14장에 명시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보완권(Subsidiarity) 규정이다. 모든 지방의 업무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며 자신이 책임을 진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결국 자치의 책임규정인 셈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3년 동안의 예산보전의무도 보완권에 포함된다. 보완권은 자치시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상황일 때 마지막으로 정부가 개입할 수 있게 한 규정이다. 다시 말해 스웨덴의 지방분권의 핵심은 자치의 권리뿐 아니라 책임과 자체해결 의무까지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지방분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과 의무, 책임 등을 명확히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북유럽국가 균형발전은 작은 정부, 큰 지방의 토대 위에서 가능했다. 진정한 지방분권은 조세징수, 복지서비스, 학교, 환경, 주택 등의 권한을 대폭 지방에 이양해야 가능하다. 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요소 중 지역 간 균형발전은 중앙의 역할 축소와 권력 이양을 위한 행정개혁, 그리고 지방의 권한확대와 함께 능력제고 및 책임 강화가 필수다. 이제부터 좀 더 근본적으로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