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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여성혐오살인사건 2주기] 여성가족부, 강남역 사건 2주기 맞아 여성폭력 방지 정책간담회 열어 20대 여성들로 구성된 ‘성평등 드리머’, 여성이 겪는 일상 속 범죄 불안과 여성폭력 방지정책 개선 논해 강남역 여성혐오살인사건 이후 2년.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변화했을까. 강남역 사건을 되돌아보고, 청년여성의 관점에서 여성폭력 방지 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여성가족부(장관 정현백, 이하 여가부)는 강남역 살인사건 2주기를 맞아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성평등도서관 ‘여기’에서 ‘성평등 드리머와 함께하는 여성폭력방지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청년 여성들은 강남역 사건 이후 최근 미투 운동이 일어나기까지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여성 대상 폭력·범죄를 살펴보고, 여성폭력 방지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이날 간담회에는 건강분과 소속 성평등 드리머 5명(20대 청년 여성)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및 관계자 서울시 및 여성가족재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성평등 드리머는 여가부가 지난 4월 출범한 ‘청년 참여 성평등 정책 추진단’으로, 일자리·주거·여성건강 등 3개 분과 30여명의 청년으로 구성됐다. 100일간 성평등 관점에서 정책을 발굴하고 정부정책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강남역 사건 이후 한국사회는? “여성들, 여전히 일상 속 불안 겪어” 여성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여성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집단적 각성 이후, 여성들은 토해내듯 자신의 성차별·성폭력 경험을 고백했다. 이어진 페미니즘 물결 속에서 여성들은 서로를 위로했고 여성혐오와 여성 살해를 뿌리 뽑기 위해 연대했다. 하지만 여성 개개인의 성평등 인식이 높아진 데 비해 남성들의 변화는 더디고, 여성 대상 범죄를 강력 처벌하고자 하는 사법기관의 의지 또한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남성들의 ‘미투’ 조롱 발언과 “동일범죄 동일수사 동일처벌”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한다”는 여성들의 외침이 이를 방증한다. 이날 여성들은 최근 ‘불법촬영 편파수사’로 논란이 된 ‘홍대 누드모델 불법촬영 유출 사건’에 대해 얘기하며 분노와 무력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간 많은 여성들이 불법촬영 피해를 호소했지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반면, 남성이 피해자가 되자 이례적으로 빠르고 강력하게 수사가 진행된 탓이다. “남자 동기의 노트북을 빌려 쓴 적이 있어요. 장난으로 어떤 폴더에 들어가 봤는데 화장실 몰카가 있더라고요. 너무 당황스러워 숨을 고르려고 카페 화장실에 갔는데 화장실 벽에 나있는 구멍을 봤어요. 좌절감을 느꼈죠. (…) 지금 가방에서 실리콘이 나온다고 하면 정상은 아니잖아요? 근데 많은 여성들이 화장실의 몰카 구멍을 막기 위해 실리콘이나 스티커를 들고 다녀요. 여성들은 항상 관음적 시선에 노출돼있어요. 대중교통이나 길거리, 학교에서도 몰카 피해를 입어요. 집 창문 너머로도 누군가 나를 몰래 찍고 있진 않을까 걱정하죠.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어요.”(성평등 드리머 김가연(가명)씨) 문예린씨도 “여학생들이 대학 내 동아리나 소모임에서 스티커를 공동구매하거나 실리콘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자체적으로 몰카를 예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여성안심보안관이 지하철이나 공공시설 내 화장실 몰카를 점검하고는 있지만, 영화관이나 카페 화장실 등은 탐지할 수 없다. 또 몰카를 신고하는 방법도 까다로운 것 같다”며 신고 절차 간소화 등을 요구했다. 이에 심미섭씨는 “화장실 몰카 점검 대상을 사유시설 등으로 확대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여성 대상 범죄 강력 처벌해야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미온적 처벌도 문제로 지적됐다. 양현희씨는 “공무원, 교사, 의사 등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업에 대해선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경찰의 경우 성범죄자가 성범죄자를 수사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7개 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2016년까지 3년간 성관련 비위로 징계를 받은 경찰은 모두 148명이다. 연도별 성비위 징계 건수는 2014년 27건, 2015년 50건, 2016년 71건으로 2년동안 3배 이상 증가했다. 또 양씨는 “디지털성범죄는 촬영자, 소지자, 소비자 모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법촬영 범죄자는 100건을 찍었든 200건을 찍었든 처음 걸리면 초범으로 처리돼요. 그래서 낮은 형량을 받거나 집행유예 처리되죠. 매우 불합리해요. 100건의 불법 촬영본은 100건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생각해요.”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성범죄 처벌 강화에 동의하며 “지난 3월 8일 저희가 발표한 성폭력·성희롱 근절 대책에도 ‘가해자 처벌 강화’ 관련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법을 들여다보면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낮지 않다. 하지만 사법당국이 관행적으로 약한 처벌을 내려왔다”며 이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