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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성평등’ 만들어가는 사람들 ②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5월 성년의날 맞아 성교육 “만족스러운 섹스 위해선 내 욕구 알고 대화하고 동의 구해야” ‘내 성감대는 어디? 그리고 어떻게?’ 성교육날 받은 인쇄물의 내용이다. ‘유두를, 허벅지를, 클리/귀두를, 치골을, 겨드랑이를, 발가락을’ ‘톡톡 치기, 어루만지기, 꼬집기, 간지럽히기, 쓸어내리기, 핥기’.... 각각의 단어와 단어를 선으로 연결하거나, 빈칸을 채워 나만의 답을 만들 수 있다. 이날 성교육엔 올해 만 19세가 된 1999년생 13명이 참석했다. 종이를 받아들고 겸연쩍게 웃는 이들 앞에서 강사가 말했다. “만족스러운 섹스를 위해서는 대화해야 해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상대방에게 요구할 수 있겠죠. 나와도, 상대와도 천천히 대화하고 동의를 구하면서 하는 거예요.”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답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99년생을 위한 어른이 성교육’이 열렸다. “교육부가 마련한 기존 성교육 표준안은 성차별적인 통념에 근거하거나 금욕주의적인 내용을 제공”해 실제 성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교육 기획팀의 육인수 씨가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우리는 ‘대학 가면 연애 다 해, 때 되면 다 알아서 하니까 굳이 지금 할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받아 왔죠. 성인이 된 지금 다들 잘 알아서 하고 계신가요? 때 되니 다 알 것 같나요? 함께 알아봅시다.” 참가자들은 먼저 연애·섹스·사회 성문화를 주제로 토론했다. 토론 주제는 ‘모태솔로는 비정상인가?’ ‘처음 만난 날 술김에 키스했는데 사귀어야 하나?’ ‘호감 가는 상대와 가까워지려면 함께 술을 마신다?’ ‘애인과 1박 여행을 가면 성관계를 하게 될까?’ 등이었다. “처음 봤는데 술김에 키스한다? 이미 호감이 있다는 거죠.” “글쎄. 술 먹고 ‘개’가 돼서 (키스)할 수도 있는데?” “호감이 있어 키스했대도 사귀는 건 다른 문제지.” “술기운에 그랬다는 것 자체가 안 좋아.” “실수했다, 미안하다 확실히 표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애인과 1박 여행을 가면 100% 하지 않을까요. 1박 여행 자체가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한달까?” “분위기에 휩쓸려서 하는 것보다 직접 물어보는 게 더 섹시할 것 같은데?” 이어 ‘슬기로운 섹스 생활’ 시간엔 ‘성감대 리스트 만들기’, ‘좋은 섹스란 무엇인지 정의하기’, ‘여성과 남성의 성기 구조와 성관계 시 변화 익히기’ ‘피임법 알기’ 등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여성의 성기도 발기할까요?” 몇몇 참석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사는 여성 성기 모형을 꺼내 들고 “클리토리스를 충분히 애무하면 애액이 많이 나오고 부풀어요. 충분한 전희만 이뤄진다면 남성의 성기가 크건 작건 (삽입엔) 문제 없어요. 성기 크기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요”라고 설명했다. “여러분이 아는 ‘오르가즘 꿀팁’은 뭔가요?” “많이 해보는 것?” “체위 바꾸기?” 참가자들의 답변에 강사가 말했다. “대화하면 어떨까요? ‘키스해도 괜찮아? 옷 벗겨도 돼? 자세 바꿔도 돼?’ 이렇게 동의를 구하면 어떨까요?” “으, 그런 말을 어떻게 해요?” “좋은데요. 그 편이 더 섹시해요.” 학생들의 반응이 엇갈리자 강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섹스를 하려면 내 몸에 대해 잘 아는 게 중요해요. ‘오르가즘’ 하면 ‘강렬하고 쉽게 느낄 수 없는 것’이라고만 생각해 작은 만족을 얻고도 ‘이건 오르가즘이 아냐’라고 믿기 쉬운데요. 작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원하는 체위 등이 뭔지 알고, 서로 요청하고 대화할 수 있다면 더 즐거운 섹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이 아직 상대와 그런 이야기를 나눌 준비가 안 됐다면, 아직 섹스할 수 없는 관계라고 봐도 됩니다.” 이어 강사는 미리 마련한 ‘피임박스’에서 콘돔, 피임약, 페미돔, 임플라논 등 피임 도구를 꺼내 보여주며 다양한 피임법과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콘돔을 어떻게 꺼내 사용하고 버리는지 수차례 연습해 보기도 했다. 잘못된 상식에 관해 새로 배우기도 했다. “지갑에 콘돔 넣고 다니는 남성분들 있죠?” 강사의 물음에 남성들이 “그러면 돈 들어온대요” “실화예요”라고 답했다. “루머입니다. 콘돔을 지갑에 보관하면 마찰, 습도 변화 등 때문에 망가지기 쉬워요. 유통기한도 꼭 확인해야 해요.” 이날 교육은 약 세시간가량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교육을 마친 후 와인 파티를 열고 성인이 된 것을 자축하고 소감을 나눴다. 센터 관계자는 “우리 사회는 연애나 성관계를 비롯한 성행동을 ‘성인이 되면 가능한 일’, ‘결혼하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로 여긴다. 그러나 제도권 성교육 의무 15시간 중 실질적인 내용은 일부이며, 교육부의 ‘국가 수준의 성교육표준안’(2015)은 성차별적인 통념에 근거하거나 금욕주의적인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성교육을 통해 소통, 관계 안에서의 ‘성’을 중심으로 자신을 성적 주체로 인식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성교육 등 문의는 02-2677-9220·http://ahacenter.kr [‘일상의 성평등’ 만들어가는 사람들] 페미니즘 교육, 불법촬영 근절, 여성 건강권·재생산권 등 2년째 다양한 성평등 의제를 만들고 사회를 바꿔나가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본 기획기사는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여성신문이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18 성평등 문화환경조성사업’ 중 ‘성평등 문화 홍보 캠페인’의 하나로 진행됩니다.​ ① ‘성폭력 조심’ 말고 ‘성폭력 안돼’ 가르칩시다 http://womennews.co.kr/news/14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