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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로고송과 율동이 사라질 정도로 역대 선거와 비교해 가장 조용하고 차분하다. 기억하기조차 싫은 세월호 참사 영향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조용한 선거로 인해 민심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 부동층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늘어났다. 대략 유권자의 30~35%가 어느 후보를 지지할 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판세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유권자들이 출마한 후보와 그들의 공약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최근에 실시한 미디어리서치 조사(5월 20~21일)에 따르면 유권자의 82%가 “후보들의 공약을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거주하는 지역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가 누구인지 아는 경우는 55%였고, 기초단체장 후보를 알고 있는 유권자는 35.4%, 교육감 후보에 대한 인지도는 24.6%였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및 교육감 등의 주요 후보를 모두 알고 있는 경우는 전체 유권자의 14.4%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거 막판 네거티브가 판을 치고 있다. 선거판이 고소·고발 사태로 얼룩졌다. 실제로 공식 후보 등록 후 열흘간 중앙선관위가 고발한 선거법 위반 건수가 4년 전보다 17%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선거운동이란 선거에 임해 특정 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상대방의 약점을 폭로해 유권자들로 하여금 그 후보를 부정적으로 보이게 해서 자신에게 이득을 얻는 방법을 말한다. 물론 네거티브 논란은 이번 선거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은 아니다. 대한민국 선거에서 가장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는 2002년 대선 때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네거티브성 의혹 제기가 있었다. 김대업에 의한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 은폐 의혹 제기, 이회창 후보 부인의 기양건설 10억원 수수 의혹 제기, 이회창 후보가 최규선으로부터 20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 제기가 이에 해당된다.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잊지 말자 병풍 사건, 상기하자 김대업”이라는 슬로건까지 나왔다. 2011년 10월에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후보 1억 피부 클리닉 출입’ 의혹도 가장 추악한 네거티브였다. 당시 박원순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정확한 확인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을 토대로 “1억원짜리 강남 피부숍을 들락거리는 공직자가 과연 서민의 고통과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었다.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최근 “박원순 시장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네거티브 선거로 사실상 서울시장 자리를 차지했다”고 공격했다. 네거티브가 선거철마다 되살아나는 것은 “최저 비용으로 가장 효과적인 선거전략을 짤 수 있다”는 잘못된 유혹 때문이다. 선거 막판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고 부동층과 중도층에게 상대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또한 선거가 끝나면 후보자들이 네거티브를 제기했던 사람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화합 차원에서 대부분 철회하기 때문에 나쁜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더구나 네거티브에 임했던 사람들에 대해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것도 문제다. 이외에 각 정당들은 네거티브를 제기한 사람들을 마치 당과 후보가 어려울 때 희생했던 사람들로 취급하기 때문에 네거티브가 없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 2만 달러 수수 의혹’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심판을 받은 사람이 지금 버젓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중진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물론 네거티브와 후보 검증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유권자가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 공약 등을 꼼꼼히 따지고 검증해서 누가 우리 지역의 살림과 안전, 복지와 교육을 잘 이끌어 갈지를 기준으로 투표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다워야 한다. 현역 단체장들이 출마한 지역에서 유권자들은 중앙 정치에만 매몰되지 말고 무엇보다 이들이 지난 4년 동안 주민을 위해 무엇을 했고 성과가 있었는지를 제일 기준으로 삼아 투표해야 한다. 그래야만 상호 비방이나 흑색선전에 휘둘리지 않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분명 ‘책임 지는 유권자’가 후회 없는 선거를 만드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