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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 선방했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을 피할 수 있었다. 오히려 박 대통령은 선거 이전 강조한 국가 개조와 적폐 해소 작업을 추진하기 위한 국정 운영의 동력을 다시 확보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방선거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상승하면서 50% 초반대로 진입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저는 국민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과거부터 쌓여온 적폐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바로잡아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매진해달라는 국민의 깊은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더불어 “국가 개조는 국민 모두가 뜻을 같이하고 힘을 모을 때 성공할 수 있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미루었던 국무총리도 내정했고, 청와대 홍보수석도 교체했다. 이 시점에서 정부를 향해 도전적인 질문을 던진다. 국가개조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그동안 한국 사회를 짓눌러 왔던 적폐를 해소하고 관피아를 없애며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부정 청탁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김영란법’도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하고, 청와대의 불통도 없애며 정당정치를 정상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법치를 강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일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런 국가개조 작업에서 최우선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은 실직적인 양성평등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다. 9일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남녀의 임금격차가 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0년 기준 한국의 전일제 근로자 성별 임금격차는 39.0%로 OECD 주요 25개국 중 압도적 수치로 1위를 차지했다. 임금격차가 가장 작은 헝가리(3.9%)의 10배에 해당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격차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성별과 고용 형태에 따른 임금격차’라면서 ‘성별 임금격차를 없애기 위해서는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일자리 복귀를 지원하는 입법적·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눈을 돌려보면 남녀 간 불균형은 더욱 참담하다.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성 당선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226명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여성 당선자는 9명(3.98%)에 불과했다. 그것도 서울 4명, 부산 2명, 대구 1명, 인천 1명 등 대부분 대도시에 몰렸다. 광역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전체 705명 중 여성 당선자는 58명(8.2%)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남녀 간 초불균형 상태를 놔두고 국가 대개조를 운운하는 것은 방향이 잘못된 것이다. 진정 국가 대개조가 성공하려면 이를 추진하는 세력에 여성이 중심이 되고 여성의 성실함, 공정함, 청렴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 야권에서는 ‘실망스러운 인사’라고 촌평했다. 이유는 그가 지나치게 보수 성향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보수가 효율만을 강조하면서 형평을 무시하거나, 경쟁만을 두둔하고 배려에 인색하면 사회통합은 깨지고 양극화는 심화되며 국가 대개조도 물 건너 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박하고 힘도 없어 보이는 ‘앵그리 맘’의 ‘세월호 심판’이 선거 결과를 지배한 무시할 수 없는 결정적 요인이었다. 국가 대개조를 앞세우면서 남녀 불평등 구조의 적폐를 해소하는 데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면 이는 분명 허구다. 그렇다면 ‘앵그리 맘’은 ‘앵그리 우먼’으로 진화해야 한다. 무서움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여하튼 국가 개조의 시작과 핵심은 양성평등 구현이라는 것을 무시하면 정부 여당은 ‘앵그리 우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 조직을 개편해 교육부 장관이 사회 부총리가 되어 사회현안을 조정하려고 한다. 방향이 잘못됐다. 여성가족부 장관이 사회 부총리가 돼야 한다. 그래야만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여성정책을 조율하고 조정해서 양성평등 사회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고 의미 있는 국가개조도 이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