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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14일 전당대회를 열어 향후 2년간 당을 이끌 당 대표와 4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했다. 친박(친박근혜) 원조 그룹의 서청원 의원과 한때 친박 좌장이었다가 현재 비주류 대표격인 김무성 의원이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결과는 김 의원의 압승으로 끝났다. 지난 국회의장 선거에서 비박계 정의화 의원이 친박 주류인 황우여 의원을 큰 차이로 꺾은 것과 유사한 현상이 또다시 일어났다. 정권 초반에 집권 여당 대표로 비주류 인사가 선출된 것은 참으로 이례적인 것이다. 주목할 것은 김 대표뿐만 아니라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태호·이인제 의원도 당선됨으로써 이날 선출된 새누리당 지도부 5명 중 3명이 비주류다. 이는 여당 내에서 명실상부한 비주류로의 권력 이동이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첫째, 김무성 의원이 제기한 ‘과거 대 미래’ 프레임이 어느 정도 작동된 것 같다. 서청원 의원은 당내 최다선(7선)으로 풍부한 정치 경험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변화와 혁신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 성공론’ ‘박근혜 정부와 운명을 같이한다”는 서 의원의 박심(朴心) 의존 메시지는 지나치게 과거 지향적이어서 민심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서 의원은 선거 막판 “어떠한 일이 있어도 김무성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을 막겠다” “대권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되면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온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런데 이런 메시지는 감동을 주기보다는 지나치게 빈약하고 네거티브 성격이 강해 득표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둘째, 당내 친박 독선과 독주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김 대표가 당선 다음 날 “소수 권력 독점에 비분강개”한다고 했겠는가. 김 대표가 “소수 청와대 관계자가 당내 일부 사람들하고만 소통하는 것을 바로잡아야 박근혜 대통령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셋째, 세월호 참사와 인사 실패로 ‘박근혜 효과’가 실종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전당 대회에 참석했다. 서청원 후보를 간접 지원하기 위한 행보로 보였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역풍을 일으킨 것 같다. 새누리당이 더 이상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가 돼서는 안 된다는 당심을 크게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김무성 대표는 많은 정치적 과제를 안고 있다. 당장 2주 정도 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선에서 승리를 이끌어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일은 당권 경쟁 과정에서 빚어진 후유증을 치유해 당내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김·서 양측은 선거 과정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하게 싸웠다.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면서 “새누리당이 보수 혁신의 아이콘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만약 2위를 차지한 서 의원이 당 대표를 사사건건 견제하고 각을 세운다면 친박 대 비박 갈등이 극심해지면서 여당이 분열될 수도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많았다. 지난 2006년과 2010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1, 2위를 다퉜던 강재섭-이재오, 안상수-홍준표가 전당대회 이후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향후 당직 인사에서 서 의원 측 인사를 대폭 임명하는 광폭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둘째,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당을 끌고 간다는 비판이 있었던 만큼 ‘수평적 당청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김 대표는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정 동반자로서 할 말은 하는 집권 여당”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이를 지나치게 의식해 청와대와 대립 일변도로 치달으면서 독자적 행보를 강화하면 정치적으로 위험해질 수도 있다. 셋째,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된 대야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야당을 진심으로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야당 대표와 격의 없는 회동을 통해 한국 정당정치의 격을 한 단계 높이는 ‘상생의 리더십’을 펼쳐야 한다. 과제 하나하나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 대표는 역사와 대화하고 국민과 소통하면서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적 과제를 실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펼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