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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국회의원 재·보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전국 15곳에서 치러지는 만큼 ‘미니 총선’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권이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한국 정치에서 ‘재·보선=여당의 무덤’이라는 등식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이런 등식이 깨질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선거는 본질적으로 심판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심판, 대통령 인사 참사에 대한 심판, 유병언 사망을 둘러싼 검·경의 무능에 대한 심판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런데 최근 선거에서는 정부에 대한 심판 못지않게 야당에 대한 심판도 크게 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재·보선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원칙 없는 전략공천에 대한 심판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정부 심판론’ 대 ‘야당 심판론’이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어느 심판론이 더 강하게 작동할지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이다. 만약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을 한 권은희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선거판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새정치연합 지도부를 향한 후폭풍이 거세게 일어날 것이다. 만약 새정치연합이 이번 재·보선에서 완패하면 지도부 책임론이 부상되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전망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선거법상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새정치연합이 크게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KBS·미디어리서치가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수도권 6곳 중 4곳에서 새누리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유권자는 선거에서 몇 가지 기준을 갖고 투표한다. 첫째, 특정 정당과 정당 지도자에 대한 ‘정서적 일체감’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전당대회를 통해 비주류 출신의 새 지도부가 선출됐고, 새 지도부는 혁신을 앞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원래 혁신과 새 정치는 야당의 전유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야권이 제기하는 새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다. 새 정치를 부르짖는 야권 인사들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일이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최근 여당의 지지율은 상승하고 야당의 지지도는 하락하고 있다. 둘째, 유권자들의 가슴에 불을 댕길 수 있는 비전과 메시지다. 7·30 재·보궐 선거일을 1주일 앞두고 새정치연합은 선거 슬로건을 ‘정권 심판론’에서 ‘정권 경고론’으로 바꿨다. 송호창 새정치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대통령이 임기 초반이고 아직까지 임기 절반도 안 된 상태에서 심판론은 적절치 않다. 국민 상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제기한 ‘정권 심판론’은 잘못됐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인가. 이런 일관성 없는 메시지로 어떻게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여하튼 선거를 코앞에 두고 핵심 선거 슬로건을 변경한 것은 지도부의 선거 전략과 리더십이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셋째,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등 인물을 보고 투표한다. 여당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공천했다. 반대로 야당은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MBC 출신 박광온 대변인과 같이 정치 신인들을 공천했다. 이런 인지도 차이가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한마디로 새정치연합이 유리한 선거 환경에서도 고전하는 이유는 후보 인지도 부재, 전략 부재. 메시지 부재 등 ‘3무 선거’에 빠졌기 때문이다. 물론 여론조사는 현 상황에서의 ‘스냅사진’에 불과하다. 선거는 막판 돌발 변수에 의해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현재 자신의 의향을 표시하지 않은 ‘숨은 표’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KBS·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도 수도권 유권자 3명 중 1명(28.9%) 정도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해 유동적인 표심을 보여주고 있다. 후보자들은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원칙 있는 승리’의 길을 걷길 바란다. 그러지 못하면 ‘원칙 없는 승리’가 아니라 ‘원칙 있는 패배’를 할 수 있는 당당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