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동 새 지도 만들자

수면위로 떠오른 여성문제를 점검한다 ; 10대 주요의제

<주목할 여성의제들I>

1. 사회통념에 막힌 예술인

2. 성차별·편견에 우는 동성애자

<주목할 여성의제들II>

3. 방치된 매매춘 대상자

4. 여성농민의 희망 찾기

5. 장애인들 이중고에 시달린다

6. 더욱 더 슬픈 여성노인

<주목할 여성의제들III>

7. 과학기술 '그늘' 아래 여성

8. 여성잠재력 무한한 '정보화'

9. '스포츠' 남성우월 신화 깨자

10. 평화·통일운동 국내선 소외


1. 사회통념에 막힌 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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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예술인들은 여성의 예술창작활동을 취미 정도로 여기거나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의 도구쯤으로 여기는 오랜 사회적 편견과 직업인으로서 문화예술계에 진입하기 어렵게 하는 여성 배제 구조를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대학에서 예술 전공자 비율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많음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 전문가로서 예술시장에 편입되지 못하는 데는 이런 높은 장벽이 자리하고 있다.

예술분야는 비교적 여성의 진출이 활발하지만 여성예술인에 대한 현황 파악 등 기초적인 자료조차 없다. 물론 장르가 다양하고 개별 작업 중심이라 연대의 틀을 마련하기가 용이치 않은 까닭도 있지만 예술의 특성상 자비를 들여서라도 활동하는 등 예술가들 스스로도 ‘전업’ 작가로서의 마인드가 부족하다.

여성영화인모임, 여성사진가협회 등 각 장르마다 단체가 속속 생겨나고 있기는 하지만 대개 동호회 성격을 띠고 여성예술인 범주에 묶여 마이너리티 그룹에 속하기를 원치 않는 여성예술인도 많아 전체를 아우르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여성주의 예술은 격이 떨어진다는 편견도 작가들의 진출을 가로 막는다.

제도적 특혜나 차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벌중심, 남성중심의 패거리문화가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으로 작용해 자연스레 여성을 배제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도 여성예술인의 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문예진흥기금의 경우 문학작품집발간지원금 수혜자 중 여성작가는 채 30%도 되지 않는다. 심사위원도 대부분 남성인데다 상대적으로 인맥이 없는 여성작가들은 1차 정보 입수도 쉽지 않고, ‘비빌 언덕’이 없어 제외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더욱이 여성 스스로도 여성주의 예술에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현실과 이념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에 대해 여성 예술인 육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거세다.

예컨대 김현숙(산업대 강사)씨에 따르면 호주의 경우 80년대부터 비주류영화에 대한 지원 중 여성인력을 육성하고 페미니즘 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이루어졌다. 국립학교 등지에서 정규코스에 여성들을 교육시키는 한편, 여성영화인 워크숍을 특별기획하여 프로듀서, 감독 등 핵심적 영화인력을 육성한 결과 이들이 제작한 영화가 국제영화제 수상은 물론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반면 우리의 경우 남성중심적인 영화판에서 여성 감독이 탄생하기도 힘들거니와 첫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여성문화예술기획 이혜경 대표는 “여성예술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며 양성평등적 문화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여성들이 문화적으로 발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2. 성차별·편견에 우는 동성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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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억압의 주범인 가부장제가 이성애를 근간으로 형성돼 있다는 것은 한국 동성애자 여성의 삶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억압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실상 우리 사회에서 레즈비언은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했다. ‘여성적’인 성역할을 강요받고, 강압적 이성애와 결혼 제도의 틀을 ‘일탈’해선 안된다고 교육받은 레즈비언들에겐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이해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레즈비언은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데도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한편 레즈비언은 ‘여성’으로서 겪는 사회적 억압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어떤 레즈비언도 성폭력과 실업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동성애자 커뮤니티 속에서도 레즈비언은 성차별의 견고한 벽에 부딪쳐야 했다.

그렇다면 과연 여성운동은 사회에서 이중억압을 받고 있는 레즈비언의 인권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가져왔나. 불행히도 그 답은 “소수자로서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레즈비언을 ‘남성적’이고 ‘성애적’이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도 사회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레즈비언 인권운동가들은 한국 여성운동이 ‘이성애자 여성들의 운동’이라고 꼬집는다. 가부장제에 대항한다는 여성운동 내에서도 가족중심의 윤리를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있고, 이성애 제도 속에서 평등과 대안을 찾는 데 매몰돼 있다는 것이다.

레즈비언 인권운동가들은 결혼제도와 임신·출산·낙태의 문제, 그리고 성폭력·여성실업에 대응하는 활동에 함께 참여해왔지만, 막상 성정체성의 문제가 제기되면 이성애자 여성들은 함께 싸우지 않고 입을 다문다.

“이상적으론 누구나 연대를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성애자 여성이 가지고 있는 ‘동성애공포증’을 깨기 전에는 진정한 의미에서 연대란 가능하지 않다.”

레즈비언 인권운동가 그레이스는 호주제 폐지운동에 레즈비언들이 공식적으로 연대했을 때 “남자를 싫어하는 여성들의 주장”이라는 식으로 가해질 사회적 비난에 대해 이성애자 여성들이 당당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지금까지 레즈비언 인권운동과 레즈비언 커뮤니티, 그리고 그들이 형성한 독자적 성담론은 오직 레즈비언들의 노력으로 이뤄졌다. 이들의 공동체와 다양한 성담론이 결국 ‘성역할 구분 철폐’, ‘여성의 경제적 독립’, ‘이성애중심 가족의 해체’, ‘여성의 성 해방’, ‘다양한 여성문화 형성’을 통해 한국 사회의 견고한 가부장제 기반을 뒤흔들고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힘이라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

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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