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양심수를 위한 목요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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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5평 독방. 누우면 머리위로 2㎝ 공간 정도만 남는다. 온기 한점

없는 마루 바닥에 겨울나기를 위한 채비는‘홀곁’수의를‘누빈’

수의로 바꾸고 겨우내 찬바람을 막아줄 담요를 손질하는 것이 고작

이다. 그나마 남쪽 교도소의 경우는 햇볕 한조각이라도 얻을 수 있

지만 나머지는 그 조차도 부럽다. 남성양심수들과 달리 한 교도소에

겨우 한명인 여성양심수. 동료들을 만날 기회도 전혀 주어지지 않아

외로움은 더하다.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 독방에 오랫동안 갇혀 있

기 때문에 수족냉증, 생리불순, 하혈 등 각종 여성질병에 시달리는

일도 빈번하다.

12월 4일 오후 2시 탑골공원 앞.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와 한국

여성단체연합이 마련한‘여성양심수를 위한 목요집회’참석자들이

전한 여성양심수들의 힘겨운 생활 이야기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결된 여성양심수는 10명. 이들은 모두 0.75평 독

방에서 생활한다. 감옥에서 지금 가장 힘든 일은 질병과의 싸움이라

고 한다. 찬마루바닥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총련 출범식에

참가했다가 구속된 전행란씨의 경우 구금 직후 지병인 자궁내막증식

증이 악화돼 출혈이 심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하지만 10일간의 구속

집행정지 기간이 끝나자 병원에서 다시 구치소로 돌아가야 했다. 구

치소로 되돌아간 뒤 병원치료중에 멈추웠던 출혈이 다시 재발돼 보

석을 신청하기도 했지만 법원의 기각으로 지금은 약물치료에만 의존

하고 있다.

이날 89년 평양축전 참가로 수감생활을 했던 임수경씨가 ‘체험증

언’을 했다. 임씨는 “온기하나 없는 독방에서 담요 한 장, 이불 한

채로 겨울을 보내야하는 여성양심수들에게 이같은 여성질병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수경씨는 “생리용품과 여성위생품이 제

대로 갖춰 있지 않아 위생시설은 턱없이 낙후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92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돼 7년형을 선고받고 5년째 수감중

인 함정희씨의 고교 교사 유영순씨 어머니가 장성례씨를 만난 뒤 제

자 함씨의 후원자로 나서게 된 사연을 전했으며 방북사건으로 구속

돼 3년6월형을 선고받은 정민주씨의 어머니 이종옥씨는 딸에게 보내

는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이씨는 목이 메어 편지를 낭독하지 못

해 등을 돌린 채 마이크를 잡았다가 편지 낭독이 끝날 무렵에서야

겨우 바로 서기도 했다. 92년 민해전! 사건으로 구속돼 10년형을 선

고받고 5년째 수감중인 변의숙씨가 어머니 이윤옥씨에게 보낸 편지

도 낭독됐다. 여성밴드 ‘마고’ 역시 〈믿음의 언덕〉, 〈바다되는

법〉, 〈힘모아 힘을 줘〉를 공연했다.

민가협과 여연은 여성양심수들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

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더이상 모성을 최악의 상태에서 방치하지

말고 최소한의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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