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성재단, 6월30일까지 ‘다시 봄, 기억을 품다’展 

임남진·김화순·정진영 3명 여성작가 슬픔과 희망 형상화 눈길 

 

김화순 作 자네 밥은 먹었능가
김화순 作 '자네 밥은 먹었능가'

만물이 생동하는 눈부신 봄날에 무참히 스러져간 꽃들을 기리는 추모미술전이 광주에서 열린다.

재단법인 광주여성재단이 3월 23일부터 6월30일까지 재단 내 8층 여성전시관에서 기획전‘다시 봄, 기억을 품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37년 전인 1980년 5월18일 광주의 한복판에서 일어난 오월광주민중항쟁과 3년 전 2014년 4월16일 진도 앞바다에서 터진 세월호 침몰 참사를 추모하는 자리다.

기획전은 여성작가들을 중심으로 해 광주5·18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꾸려졌다. 출품작가는 지역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임남진, 김화순, 정진영 등 3명의 여성작가들이다.

(사)민족미술인협회 광주지회가 기획한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오월 광주와 세월호 사건이 낳은 아픔과 희망을 담은 작품들을 내건다.

실제로 임남진 작가는 5·18과 세월호와 같은 거대한 민중의 아픔을 일상 속 풍경에 녹아내 오히려 더 큰 슬픔을 전한다. ‘Holiday-야만의 시간’과 ‘Still Life-무기력’, ‘Still Life-불면’ 등의 작품은 어느 일상의 한 순간, 혹은 정지된 프레임을 포착한 듯한 화폭 속에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우리네 삶의 구석구석을 묘사하고 있다.

김화순 작가는 오월 광주공동체의 소중한 기억을 표현한 ‘자네 밥은 먹었능가’와 세월호 유가족의 희망을 그린 ‘한번만 안아볼 수 있다면’, ‘노란 봄에 간절히 바란다’, ‘아버지 삼열씨는 우릴 보고 웃는다’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정진영 작가의 작품인 ‘나를 잊지 말아요’는 아픈 역사로 인해 아스라진 생명을 형상화했고, ‘피에타-자비를 베푸소서’는 슬픔과 분노를 넘어 화해와 용서, 치유에 이르기까지의 열망을 표현했다.

작가들은 여성작가로서의 섬세한 감성을 기반으로 해 회화와 조각 등을 통해 잘못된 역사를 직시하며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보다 자본과 정치의 힘이 우선시 되는 천박한 사회를 꼬집고 있다.

황인숙 광주여성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이제 우리는 봄이 오면 오월광주민중항쟁과 진도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며 아름답지만 슬픈 계절을 맞고 있다”며 “이번 광주여성재단의 기획전은 이런 아픈 봄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우리들의 다짐과도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여성재단은 지난 2011년 6월 출범한 광주광역시 출연기관으로 여성가족정책연구, 지역여성네트워크 구축, 성평등 교육, 성별영향분석평가, 여성문화 공간 운영 등 성평등 도시 광주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문의 062-670-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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