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명랑한 성격과 붙임성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보완재’라는 평가

호남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방문해

남편의 지지를 호소한 1등 조력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홍은중학교 1층 두레박실에 마련된 홍은 제2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홍은중학교 1층 두레박실에 마련된 홍은 제2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부인 김정숙(63) 여사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여사는 이번 대선에서 최대 조력자로 꼽힌다. 눈에서 ‘꿀 떨어질 정도로’ 넘치는 애정을 쏟으면서도 남편에게 약이 되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언론 인터뷰에서 김 여사를 “단짠단짠(단 것을 먹으면 짠 음식을 먹고 싶다는 뜻)”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1954년 11월 15일 서울에서 태어난 김 여사는 문 대통령과 1살 차이다. 2남3녀 중 둘째로, 숙명여중·고를 거쳐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서울시립합창단원으로 활동했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당선인의 양산 생활 때의 김정숙 여사와 함께하는 모습. ⓒ문재인 캠프 제공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당선인의 양산 생활 때의 김정숙 여사와 함께하는 모습. ⓒ문재인 캠프 제공

김 여사가 문 대통령을 만난 건 대학 시절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법대 선배가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을 닮은 친구가 있다며 소개팅을 권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당시 소개팅 자리에 나온 문 대통령의 성의 없어 보이는 차림새에 마음이 상했고, 그 후 두 사람은 캠퍼스에서 만나면 인사 정도만 나누는 사이에 머물렀다.

두 사람이 가까워진 계기는 이듬해 학내에서 열린 유신반대 시위 현장이었다. 최루탄에 기절한 문 대통령을 발견한 김 여사가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캠퍼스 커플이 됐다.

김 여사는 유신 독재 반대로 문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됐을 때나 강제 징집돼 특전사로 입대했을 때, 고시공부를 할 때도 뒷바라지를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특전사 복무 시절 첫 면회 때 통닭이나 떡 대신 새하얀 안개꽃 한 다발을 가지고 나타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문 대통령은 그 일화를 두고두고 주변에 소개한다. 김 여사의 선물에 문 대통령은 당황했지만 안개꽃을 여럿으로 나눠 각 내무반에 꽂아줬더니 다들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음악가를 꿈꾸던 김씨는 자신을 “자유롭게 해줄 것 같다”는 이유로 문 대통령과의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 당선인이 시위 전력으로 판사 임용이 되지 않아 부산에 내려가기로 결심하자, 김 여사는 서울시립합창단원을 그만두고 내조에 전념한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김정숙 여사와의 결혼식 모습. ⓒ문재인 캠프 제공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김정숙 여사와의 결혼식 모습. ⓒ문재인 캠프 제공

김 여사는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 문 대통령에 비해 밝고 명랑한 성격과 붙임성으로 남편의 ‘보완재’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이번 대선에서도 김 여사의 붙임성이 빛을 발했다고 말한다. 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으며 문 대통령의 1등 조력자로 힘썼다는 설명이다. 특히 김 여사는 문 대통령에 대한 반문(反文) 정서가 강했던 호남지역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방문해 남편의 지지를 호소했다. 수행원 한 명만 대동해 동네 목욕탕·경로당·시장 등 호남 바닥 민심을 훑으며 ‘호남특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대선 본선이 시작되면서는 호남뿐 아니라 충청도, 경상도 등지까지 다니며 문 대통령의 발길이 닿지 않는 동네 구석구석까지 찾아 한 표를 호소했다.

김 여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부부상을 이렇게 밝혔다. “남대문에서 소주 한잔할 수 있는 대통령과 남대문시장에서 장을 보는 영부인.” 그의 말처럼 소탈한 대통령 부부상이 실현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정숙 씨가 9일 오전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마치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 뒷산에 올라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문재인 캠프 제공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정숙 씨가 9일 오전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마치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 뒷산에 올라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문재인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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