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명랑한 성격과 붙임성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보완재’라는 평가
호남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방문해
남편의 지지를 호소한 1등 조력자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부인 김정숙(63) 여사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여사는 이번 대선에서 최대 조력자로 꼽힌다. 눈에서 ‘꿀 떨어질 정도로’ 넘치는 애정을 쏟으면서도 남편에게 약이 되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언론 인터뷰에서 김 여사를 “단짠단짠(단 것을 먹으면 짠 음식을 먹고 싶다는 뜻)”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1954년 11월 15일 서울에서 태어난 김 여사는 문 대통령과 1살 차이다. 2남3녀 중 둘째로, 숙명여중·고를 거쳐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서울시립합창단원으로 활동했다.
김 여사가 문 대통령을 만난 건 대학 시절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법대 선배가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을 닮은 친구가 있다며 소개팅을 권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당시 소개팅 자리에 나온 문 대통령의 성의 없어 보이는 차림새에 마음이 상했고, 그 후 두 사람은 캠퍼스에서 만나면 인사 정도만 나누는 사이에 머물렀다.
두 사람이 가까워진 계기는 이듬해 학내에서 열린 유신반대 시위 현장이었다. 최루탄에 기절한 문 대통령을 발견한 김 여사가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캠퍼스 커플이 됐다.
김 여사는 유신 독재 반대로 문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됐을 때나 강제 징집돼 특전사로 입대했을 때, 고시공부를 할 때도 뒷바라지를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특전사 복무 시절 첫 면회 때 통닭이나 떡 대신 새하얀 안개꽃 한 다발을 가지고 나타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문 대통령은 그 일화를 두고두고 주변에 소개한다. 김 여사의 선물에 문 대통령은 당황했지만 안개꽃을 여럿으로 나눠 각 내무반에 꽂아줬더니 다들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음악가를 꿈꾸던 김씨는 자신을 “자유롭게 해줄 것 같다”는 이유로 문 대통령과의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 당선인이 시위 전력으로 판사 임용이 되지 않아 부산에 내려가기로 결심하자, 김 여사는 서울시립합창단원을 그만두고 내조에 전념한다.
김 여사는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 문 대통령에 비해 밝고 명랑한 성격과 붙임성으로 남편의 ‘보완재’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이번 대선에서도 김 여사의 붙임성이 빛을 발했다고 말한다. 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으며 문 대통령의 1등 조력자로 힘썼다는 설명이다. 특히 김 여사는 문 대통령에 대한 반문(反文) 정서가 강했던 호남지역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방문해 남편의 지지를 호소했다. 수행원 한 명만 대동해 동네 목욕탕·경로당·시장 등 호남 바닥 민심을 훑으며 ‘호남특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대선 본선이 시작되면서는 호남뿐 아니라 충청도, 경상도 등지까지 다니며 문 대통령의 발길이 닿지 않는 동네 구석구석까지 찾아 한 표를 호소했다.
김 여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부부상을 이렇게 밝혔다. “남대문에서 소주 한잔할 수 있는 대통령과 남대문시장에서 장을 보는 영부인.” 그의 말처럼 소탈한 대통령 부부상이 실현될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