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으로부터 목을 졸리는 폭행을 당한 여교사가 지난 6월 5일 폭행을 가한 교감과 이를 방조한 교장 및 재단을 폭행죄와 폭행방조죄로 고소하고 교육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간 학교현장에서 여교사에 대한 폭행이 종종 있어왔지만 대부분 학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왔다. 그러나 피해자가 고소고발 등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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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지미혜(49)교사는 지난 5월 31일 전교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폭행 사실을 알리고 다른 교직원들의 도움을 협조하고 있는 상태다.

전교조 여성위원회는 이번 사건이 “여교사에 대한 인권침해 뿐아니라 작업현장에서 공공연히 일어나는 여성노동자에 대한 폭력행위”라며 지 교사와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교조는 7일 현재 재단측에 공문을 보내 11일 재단 이사장 면담을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처음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4월 7일. 목동 소재 ㅇ중학교에서 24년째 국어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지미혜 교사는 사건 당일 교무실에서 다른 여교사들과 함께 교감 위아무개씨에게 수련회 건으로 업무보고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 교사가 다른 여교사의 업무 보고방식에 문제를 제기하자 교감이 지 교사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상체를 책상에 밀어붙여 눕히고 목을 졸랐다. 결재를 방해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지 교사는 즉시 교장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렸고 교장은 교감과 지 교사, 교무부장을 교장실로 불렀다. 이 자리에서 지 교사가 교감의 폭행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자 교감은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또다시 지 교사의 손목을 잡고 번쩍 들어올려 소파로 내던졌다. 이에 대해 교장은 “두 사람 모두 징계하겠다”며 화를 냈다. 이 과정에 폭행과 폭언을 제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로 인해 지 교사는 경추부 타박상, 우견관절부 타박상 등으로 전치 2주와 신경정신과에서 4주 진단을 받았다.

지 교사는 “나와 남편이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자 사건 발생 나흘 후인 12일 직원회의에서 교장이 교감에게 “나도 사표를 쓸테니 당신도 사표를 쓰라”고 강하게 요구했고, 교감도 “그러겠습니다”라고 대답해 그 정도 선에서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교감의 사표수리 여부 확인차 남편이 여러 차례 교장에게 전화했는데 닷새 동안 응답이 없었고, 사표를 제출했다는 교감이 교감연수를 받으러 다니는가 하면 5월 30일까지도 출근부에 도장이 찍혀 있었다. 학교측이 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음을 알았기 때문에 형사고소까지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지 교사는 몇 년 전부터 자신이 이유 없이 승진에서 밀려났다고 주장한다. 이 학교로 부임한 자신의 제자가 부장으로 승진하는가 하면 작년 새로 부임한 교장 교감이 올 2월 자신보다 어린 후배인 여교사를 부장으로 올렸다. 더욱이 사회지도부장 자리에 미술교사를 앉힌 것이다. 이러한 승진발령에 오히려 해당 여교사가 거부의사를 표하기도 했고, 교장도 지 교사를 따로 불러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목격한 이후 교감은 지 교사에게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공식석상에서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그러한 마찰이 결국 폭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폭행 사실에 대해 교감은 “대화 중에 지 교사가 갑자기 달려들어 내 얼굴을 할퀴었고, 이를 막으려다 목을 친 것일 뿐”이라며 목을 조른 사실을 부인했다. 교감은 또 “내가 잘못한 것은 없지만 교육자로서 회의도 느끼고 도의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 사표를 냈다”며 현재는 퇴직휴가 기간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학교의 여교사 ㅇ씨는 “아무리 화가 났어도 여교사가 교감에게 달려들리도 없고, 오십이 가까운 나이에 가냘픈 체구의 지 교사가 체육교사 출신의 건장한 교감에게 먼저 달려들리는 만무하다”면서 지 교사가 폭행 당하는 광경을 목격한 사람도 한둘이 아니라고 전했다.

고소에 앞서 지 교사가 ㅇ중학교 최아무개 교장에게 보낸 내용증명에 대해 교장은 “두 사람 사이의 일이니 둘이 좋게 끝내면 자신도 도와줄 수 있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그러나 재단과 관계된 친인척들이 많은 분위기 속에서 교장이나 교감에 대해 다른 교사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란 쉽지 않다는 게 사립학교 교사들의 이야기다. 지 교사도 자신에게 사적으로 전화하여 위로하는 교사들은 있지만 공개적으로 지지의사를 표시하는 사람은 없고, 교장이 사표를 제출했을 때도 교사들이 교장을 찾아가 복귀할 것을 간청했을 정도라고 전한다.

백영애 전교조 여성위원장은 “특히 재단을 배경으로 교장과 교감이 전권을 휘두르는 사립학교의 경우 여교사의 인권은 더더욱 사각지대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백 위원장은 또 “성희롱 뿐 아니라 폭언·폭행 문제도 전담할 창구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사건의 조속하고 적법한 해결을 위해 여성단체와 힘을 모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 교사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폭력을 행사한 교감과 이를 묵인한 교장은 교육현장을 떠나야 한다”면서 끝까지 싸울 것을 결의했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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