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단어 ‘페미니즘’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성폭력 고발자들 선정

‘여성행진’, ‘미투 캠페인’이

페미니즘 열풍의 주역

 

온라인 사전 미리엄-웹스터가 올해의 단어로 ‘페미니즘(feminism)’을 선정했다. 페미니즘은 전년도 대비 70%이상의 검색 증가를 기록했다. ⓒmerriam-webster.com
온라인 사전 미리엄-웹스터가 올해의 단어로 ‘페미니즘(feminism)’을 선정했다. 페미니즘은 전년도 대비 70%이상의 검색 증가를 기록했다. ⓒmerriam-webster.com

미국의 유명 온라인 사전인 미리엄-웹스터가 올해의 단어로 ‘페미니즘(feminism)’을 선정했다. 사전 편찬자인 피터 소콜로브스키는 올 한 해 페미니즘과 관련된 단어의 검색량이 지난 해 대비 70%나 급상승했다고 밝혔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즈(FT)는 올해의 인물로 우버의 성희롱 문화와 성차별 실태를 폭로한 수전 파울러를 선정했다. 이에 앞서 타임은 수전 파울러를 비롯, ‘미투(MeToo)’ 캠페인에 참여해 성범죄 피해 사실을 당당히 알린 여성들을 가리키는 ‘침묵을 깬 사람들’(The Silence Breakers)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이처럼 2017년을 정리하는 시점에 각종 매체에서 페미니즘이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페미니즘은 논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2017년이 여권 신장에 있어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페미니즘 검색 급증 시기를 돌아보며 올 한해 세계 여성계 이슈들을 정리해본다.

 

1월 ‘여성 행진’ 여성들의 정치운동

‘페미니즘’이 많이 오르내리게 된 첫 번째 계기는 1월 워싱턴을 기점으로 열렸던 ‘여성 행진(Women’s March)’이다. 여성에 대한 성희롱 발언과 성추행 의혹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이 운동은 전 세계 600여개 도시의 여성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여성 인권운동으로 발전했다.

여기에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2월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페미니스트는 ‘남성 반대’이며 ‘낙태 찬성’을 의미한다”는 발언으로 기름을 부었다. 이때에는 페미니즘의 정의가 이슈가 되며 많은 사람들이 사전을 검색했다. 

 

영화 ‘원더우먼’ 스틸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영화 ‘원더우먼’ 스틸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원더우먼’으로 촉발된 문화예술계 페미니즘

페미니즘 정의에 대한 관심은 문화예술계에서도 화두가 됐다. 특히 4월 드라마 ‘핸드메이즈테일(Hand Maid’s Tale·시녀이야기)과 5월 영화 ‘원더우먼’ 이후 페미니즘 검색이 급증했다. ‘핸드메이즈테일’은 여성들이 기독교 극우 근본주의자들이 정구너을 잡은 남성우월사회 속에서 성노예로 전락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다.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성 감독이 만든 여성 히어로의 영화 ‘원더우먼’은 여성 전용 시사회에 대한 역차별 논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폄하 발언, 원더우먼은 페미니스트인가에 대한 논쟁 등 각종 논란과 화제 속에서 큰 흥행을 거뒀다. 원더우먼 역을 맡은 배우 갤 가돗은 페미니즘에 대한 소신과 남녀동일임금에 대한 발언으로 화제가 됐고 인터넷무비데이터베이스(IMDb)가 꼽은 올해 가장 많이 검색된 스타 1위를 차지했다.

 

타임의 올해의 인물 에 선정된 ‘침묵을 깬 사람들’(The Silence Breakers). 사진은 타임지 표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 에 선정된 ‘침묵을 깬 사람들’(The Silence Breakers). 사진은 타임지 표지. ⓒtime.com

하반기 미국 사회 휩쓴 ‘미투’ 캠페인

수전 파울러의 우버 성희롱 고발과 알리사 밀라노의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에 대한 성추행 폭로로 시작된 ‘미투’ 해시태그 캠페인은 하반기 미국 사회 전반을 휩쓴 사건이었다. 애슐리 주드, 안젤리나 졸리 등 유명 배우들의 피해 사실 폭로로 힘을 얻은 미투 캠페인은 영화계를 넘어 언론, 정치, 경제, 법조계 등 사회 전반으로 확대됐다.

성추행이 발각된 유명 인사들에 대한 뉴스가 거의 매일 등장하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 현역 최다선 국회의원의 정계 은퇴와 보궐선거 유력 후보의 불출마 선언 등 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후속 조치도 연일 뉴스가 됐다. 정치권의 연이은 성추행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설까지 불러일으킬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노르웨이에서 총리·외무장관·재무장관 등 ‘노르웨이 내각 톱3’를 여성이 차지하게 됐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4번째 연임 성공과 아이슬란드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에 취임한 카트린 야콥스토티르 등 여성 정치인의 활약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17일(현지시간) 칠레 대선 결선투표에서 참패한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과 ‘브렉시트의 해결사’로 등장했다가 지지율 하락을 반복하며 당 내외적으로 외면을 받고 있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미얀마의 실질적인 리더로 복귀에 성공했던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은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이 불거지면서 ‘인종청소’라는 국제적 비판을 받는 등 여성 정치 지도자들의 수난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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