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의 생일파티에 여직원들을 부른 사실이 공개돼 논란을 일으킨 D업체가 언론 보도 이후 하루 만에 행사를 취소했다. ⓒ트위터 캡쳐
회장의 생일파티에 여직원들을 부른 사실이 공개돼 논란을 일으킨 D업체가 언론 보도 이후 하루 만에 행사를 취소했다. ⓒ트위터 캡쳐
 

회장의 생일파티에 여직원들을 부른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된 D업체가 여성신문 보도 이후 하루 만에 행사를 취소했다.

피해 사실을 알린 제보자는 1일 "엄청나게 많은 트위터 유저 분들과 여성신문 덕분에 하루 만에 회장님 생파가 최소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알린다"면서 "이렇게 인류애가 커지네요. 큰 절 올립니다"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달 31일 자동차부품회사 D업체는 여직원들에게 오는 2일 회장의 생일파티에 참석하라는 문자를 보내 논란에 휩싸였다. D업체는 연매출액 3000억원 규모에 5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탄탄한 중견기업이다. 

해당 문자에는 "회장님 생신 파티를 사장님 지시사항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2.2(금) 07:00까지 대회의실로 늦지 않게 집결 부탁드립니다. 참석대상 : 경영기획, 경영지원, 해외영업, 국내영업 여직원"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이 업체는 남성 직원들을 제외하고 여성 직원들에게만 문자를 보낸 사실이 밝혀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해당 기사 댓글에는 여직원들을 업무 이외에 다른 일에 소비하는 기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은 "남자들 여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아예 잘못 되어 있는 경우 많더군요. 남녀는 함께 가는 동반자지 소유물이나 소모품이 아닙니다.(pys3****)", "한심하기 짝이 없다. 불매운동이라도 하고 싶다.(ljh5****)", "회장님 생신날은 전 여직원이 기쁨조로 봉사 하는 날....(wkrr****)", "같이 일하는 사람인데 요즘 윗대가리들은 여직원들을 기쁨조로 밖에 인식 못하나(kasy****)"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직장 내에서 벌어진 또 다른 사례를 폭로한 누리꾼도 있었다. 페이스북 아이디 Han****를 쓰는 누리꾼은 "내 친구는 대기업인데 상사 생일이라고 여직원들 가위 바위보 해서 진 내 친구가 산타걸 복장 입고 들어가서 생축 춤추고 나왔다 함. 성희롱이지. 한국 놈들은 몰라"라며 지적했다.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비난여론에 동참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마초적 기업문화 분위기 하루빨리 혁신해야 한다. 나도 남자지만 정말 같은 남자로써 수치스럽다.(minj****)”, "기쁨조 동원령인가... 대단하다. 남자 입장에서 봐도 해도 너무 한다.(para****)" 등의 댓글을 남겼다.

 

자동차부품회사 D업체에서 31일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메시지 캡처 사진. ⓒ여성신문
자동차부품회사 D업체에서 31일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메시지 캡처 사진. ⓒ여성신문

서지현 검사의 검찰 성폭력 폭로로 국내에서 미투(Metoo)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D업체의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네이버 아이디 sigq****를 쓰는 누리꾼은 "검사 사건 터지고도 이런 문자 보내나. 눈치가 있는 거야. 없는 거야"라고 남겼다. 

한편 D업체 측은 "원래 임원들이 회장 생일에 케익을 사서 드리는 행사였다. 회장이 생일파티 하지 말라고 해서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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