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여성신문 부사장 조은정 박사

삼성전자서 22년간

마케팅·역량향상 업무

제2의 인생 모색 중

‘여신’에 재능기부 결정

말 뿐인 보도 뛰어 넘어

해결하는 실용적 매체로

 

마케팅 전문가 조은정 박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마케팅 전문가 조은정 박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신문의 30년 역사와 가치는 그대로 살리되, 여성신문이 문제에 대해 말만 하는 곳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곳으로 발전해야 한다.”

마케팅 전문가 조은정(사진) 박사가 제시한 여성신문의 향후 방향이다. 1988년 ‘지면을 통한 여성운동’을 표방하고 세상에 나온 여성신문은 창간 30주년을 맞은 올해 ‘기사’를 넘어 ‘구체적 실천’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매체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다.

조 박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여성신문에 참여해 지난 달 1일자로 부사장이라는 보직 하에 재능기부 하기로 했다. 마케팅 전문가의 합류로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맞춰 새롭게 도약할 여성신문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소비자학 박사 학위를 받은 조 박사는 이후 학자의 길 대신 실무자의 길을 선택했다. 1995년 삼성그룹 소비자문화원에 입사해 22년간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연구소장, 프린팅사업부 마케팅그룹장 등 삼성전자의 마케팅 및 역량향상 업무를 진행했다. 지난해 삼성에서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제2의 인생’을 모색하는 가운데 여성신문을 만났다. ‘여성소비자가 뽑은 좋은기업대상’ 자문을 위해 처음 여성신문과 연을 맺은 것이 그 시작이었다. 신문사의 제안을 받은 그는 고민 끝에 합류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재능기부 하기로 했다. 그동안 배운 것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여성으로서 또 다른 여성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조 박사는 “그동안 삼성전자에서 배운 것들을 작은 기업을 위해 재능기부하고 싶었다”며 “지난해 3월부터 협업할 수 있는 기업을 찾다가 여성신문을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퇴직 후 맞이할 새로운 삶의 무게중심을 의미 있는 활동에 둔 것이다. 현재는 여성신문 외에도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그는 “새로운 조직에서 또 다른 경험을 하며 저도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여성신문에 합류하자마자 전 직원이 참여하는 전략 워크숍을 열고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여성신문의 과거와 현재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살피고 새롭게 세울 비전의 방향을 전 직원이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다. 특히 창간 30주년을 맞는 올해는 여성신문이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조 박사는 “여성신문은 작은 조직이지만 여성 이슈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며 “무엇보다 여성신문의 핵심 상품이자 브랜드인 ‘코어근육’은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발행부수가 많고 기자가 많은 매체가 영향력이 컸지만, 디지털 기술과 수평적인 문화가 확산되면서 유명세나 조직의 규모는 콘텐츠 확산에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성신문의 힘은 많은 독자들이 콘텐츠를 읽어주고 퍼뜨려 주는 데 있다”면서 “보다 많은 독자들이 공감하는 콘텐츠를 제공해 이들이 자발적으로 우리의 콘텐츠를 퍼뜨리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언론사가 신문 판매만으로 수익을 창출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고 했다.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독자들의 지원 아래에 교육이나 컨설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2일 제 16회 미래의 여성 지도자상 시상식과 함께 열린 여성신문 창간 30주년 비전선포식에서 조 박사의 이같은 분석이 담긴 새로운 비전과 슬로건, CI(Corporate Identity)를 공개했다. 로고 색깔을 바꾸는 일부터 ‘여신’이라는 여성신문의 새로운 애칭을 만들고 슬로건을 정하는 일까지 조 박사가 틀을 제시하고 직원들이 내용을 채워 함께 완성한 것이다.

여성신문은 ‘내 딸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약속’이라는 미션 하에 4대 영역에 초점을 두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4대 영역은 △여성의 안전 △여성의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여성 등이다.

조 박사는 “여성신문이 여성이기 때문에 걱정이 있는 모든 사람을 우리의 독자로서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우리의 미션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콘텐츠를 만들면 그 하나하나가 모여 여성신문의 힘으로 집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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