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독 변희석이 그간 단원들을 상대로 수차례 성추행·성희롱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 변희석 감독은 지난 19일 사과문을 올리고 자신의 성희롱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음악감독 변희석이 그간 단원들을 상대로 수차례 성추행·성희롱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 변희석 감독은 지난 19일 사과문을 올리고 자신의 성희롱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여성 단원 상대로 “생리하지 말라”

남성 배우 성추행·성희롱 의혹까지

변희석 감독, 19일 사과문 공개

다수의 인기 뮤지컬과 콘서트 음악을 책임져 온 유명 음악감독 변희석(47)이 그간 단원들을 상대로 수차례 성추행·성희롱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 변희석 감독은 지난 19일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18일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는 ‘METOO(미투) 변희석 음악감독’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이 “변희석이 총감독을 맡은 대형 뮤지컬 오케스트라팀 단원의 친구”라며 “변희석이 얼마나 더러운 말들과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음담패설을 하는지 팀원들이 겪은 사례를 들겠다”고 썼다.

그는 “변희석은 여성 팀원에게 ‘내가 가끔 생리를 하는데 그때마다 매우 예민해진다. 그러니까 너는 생리하지 말라’고 말했다. 남성 배우를 두고 성적으로 조롱하는 발언을 하고, 남성 배우의 상의에 손을 넣어 젖꼭지를 만졌다. 여성 단원이 남들과 웃으며 대화하다가 한 남성의 팔을 치자, 모든 단원이 듣는 공개 무전으로 ‘교태 부리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일일이 다 적을 수 없지만 수없이 반복된 험담과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발언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위경련이나 두통을 겪은 사람들, 이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썼다.

 

19일 변희석 음악감독이 자신의 SNS에 올린 사과문
19일 변희석 음악감독이 자신의 SNS에 올린 사과문

변희석 감독은 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모든 것은 다 저의 잘못”이라며 “원 글쓴이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연락을 취해 사죄하려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저는 머릿속에 연주를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명목만 앞세워, 함께 작업하는 연주자들, 배우들,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고,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말하고 행동했다. 여성으로서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발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정도로 무지했다. 동료 배우에 대해 함부로 성적 농담을 했고, 많은 이들이 보는 가운데 배우나 연주자를 지목해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 모든 사람들을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행위를 하면서도 인지하지 못했고 깊이 생각해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은 저의 크나큰 부족함이며 잘못이다”라고 밝혔다.

변희석 감독은 2004년 뮤지컬 ‘메노포즈’ 음악감독으로 데뷔해 ‘타이타닉’, ‘시라노’, ‘김종욱 찾기’, ‘공동경비구역 JSA’,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로기수’, ‘벽을 뚫는 남자’, ‘신과함께 저승편’ 등 다수의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 제1회 자라섬뮤지컬페스티벌, 김선영·옥주현·홍광호 등 뮤지컬 스타들의 콘서트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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