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회, 23일 공개발언 대회

시민 100여명 “성폭력 근절”

 

한국여성민우회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공개발언 대회 ‘달라진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를 열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발언 이후 손피켓을 들고 “달라진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 “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신촌 거리를 행진했다.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민우회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공개발언 대회 ‘달라진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를 열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발언 이후 손피켓을 들고 “달라진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 “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신촌 거리를 행진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을 지지하고 성차별적인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해 시민들이 직접 거리로 나섰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열린 공개발언 대회에서 시민들은 “가해자에게 치욕을 증언자에게 명예를”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자”고 외치며 연대를 다졌다.

이날 한국여성민우회가 개최한 공개발언 대회 ‘달라진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에는 1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오늘을 기점으로 (성폭력) 가해자를 두둔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 “이제 더 이상 목소리 내는 게 두렵지 않다” “모두들 지치지 말고 힘내면 좋겠다. 끝까지 용기 보태며 함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5년 전 출판계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고 2016년부터 문화계 미투 운동에 앞장서온 탁수정씨는 이날 발언에 나서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법의 한계 등을 지적했다. 탁씨는 “많은 여성들은 자신이 당한 성폭력을 단죄하기 위해, 추가피해를 막기 위해 폭로의 방식을 선택한다. (피해생존자들은 폭로 이후) 명예훼손 고소, 스토킹, 악플 등의 공격을 당한다. 바로 제 얘기이기도 하다”라면서 “이렇게 될 걸 알면서도 여성들이 폭로를 선택하는 이유는 법이 여성들 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법이 정말 여성을 보호하게 될 때, 그때가 제가 이 싸움을 그만둘 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 내 성추행’ 피해를 고발한 발언자 A씨는 “목사들의 성폭력 사건에 의외라는 반응이 나올 때마다 참 웃기다”라며 “목회자는 직종별 성폭력 가해자 1위를 차지하는 직업이다. 교회 내에서도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길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한다”고 꼬집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공개발언 대회 ‘달라진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를 열었다.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민우회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공개발언 대회 ‘달라진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를 열었다. ⓒ한국여성민우회

또 다른 발언자 B씨는 “2년 전 강남역 여성혐오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처럼 누군가는 (미투 운동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건 관행일 뿐이다, 네가 예민한 거다, 한때 유행일 뿐, 지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고. 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우리가 아니라 바로 당신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가 누군가를 두렵게 만든다는 걸 알고 있다”고 단언했다.

발언 이후 참가자들은 ‘가해자에게 치욕을 증언자에게 명예를’ ‘여자를 함부로 만져도 되는 세상을 끝내자’ ‘우리는 몇몇 괴물이 아닌, 구조를 바꾼다’ ‘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자’ 등의 구호를 적은 손피켓을 들고 신촌 거리를 행진했다. 또 이들은 “달라진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 “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여성민우회 측은 “여성들은 성폭력이 우리 일상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며 “위계적이고 차별적인 문화, 성적 ‘농담’과 ‘가벼운’ 추행은 별일 아니라는 분위기, 내 일이 아니라고 모른 척하는 구성원들, 피해자 행실에 대해 수군거리는 목소리 등이 강간문화를 뒷받침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만 도려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성폭력에 대한 말하기는 정의에 대한 평균 감각이 변화해야 한다는 외침이다. 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 우리는 서로의 옆에 서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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