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성폭력 근절 위해

여성·시민단체 337곳·개인 연대

‘#미투 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 출범

23일 광화문광장서 1박2일로

2018분 이어말하기·촛불집회 개최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들과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16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들과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16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차별과 성폭력에 고발로 대항하는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이 국민이 참여하는 사회 운동으로 확산된다. 성폭력의 근본 원인인 성별 권력관계와 성차별적 구조라는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미투혁명’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여성·시민단체 337곳(3월 15일 기준)은 15일 오전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하 미투시민행동) 출범을 선언했다. 미투시민행동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7개 지부, 28개 회원단체를 비롯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화를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337곳과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개인 160여 명이 모인 연대체다. 연대하려는 조직과 개인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장은 미투시민행동에 참여한 단체 활동가들로 가득 찼다. 활동가들은 ‘정치공작’ ‘당당하면 얼굴을 까라’ ‘꽃뱀’ 등 미투 운동의 취지를 왜곡하는 발언들을 모아 만든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와 ‘#Me Too 이 싸움의 끝은 우리가 바라는 세상과 닮아 있을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카드섹션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들과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16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출범식을 열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들과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16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출범식을 열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들과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16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출범식을 열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들과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16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출범식을 열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출범 취지에 대해 “사회 각 영역에서 미투 운동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피해자의 행동을 문제 삼거나 외모에 대해 조롱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정치 공작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거나 ‘누군가의 기획’이라고 표현하는 등 미투 운동의 취지를 왜곡하는 반격이 매우 심각하다”며 “여성·시민·노동계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함께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미투시민행동을 통해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미투시민행동은 통합적·집중적으로 미투 운동을 지원하고,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과 백서 작업, 언론 모니터링, 입법 활동, 공천 과정 모니터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16일부터 약 한 달간 ‘미투 상황실’을 운영하며 미투 운동 전반에 대해 집중 대응하고 미투 운동에 참여하거나 지원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플랫폼 역할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미투 고발자들이 겪는 2차 피해에 대한 법률 지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가 맡는다.

위은진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요즘 여러 미투 운동 당사자들이 얼굴과 이름 공개하고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보니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에는 당사자를 의심하고 왜곡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사실상 여성들의 말하기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미투 공개 대상도 대중으로 할지, 친구 그룹으로 한정할지도 당사자가 결정할 수 있으며, 이름이나 얼굴 공개도 강요할 수 없다”며 “미투 당사자들은 개인적인 일이 공개돼 가십거리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성차별적 권력구조나 성폭력을 가능하게 했던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들과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16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들과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16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미투시민행동은 출범선언문에서 “미투 운동은 성차별적인 구조와 문화를 바꾸자는 개혁 요구이자 시국선언”이라며 “여성의 일상이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라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는 촛불 이후의 ‘새로운 세상’, ‘새로운 대한민국’에 더 이상 여성들의 경험이나 목소리가 삭제되지 않아야 한다”며 “권력구조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성차별과 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 민주주의 세상을 이루기 위해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지은희 정의기억재단 이사장은 “미투 운동은 성평등 운동이 소수나 법 개정만이 아니라 억울한 일을 당하는 모든 여성이 자신의 문제를 증언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단계로 확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의 자발적인 증언들이 결과로 맺어지려면 조직적인 여성운동과 함께해야 한다”며 “성차별 문화를 개혁하는 문화 개혁 운동과 법제도 개선을 통해 구조를 바꾸는 작업이 합쳐질 때 성평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투시민행동의 첫 번째 공식 행사는 오는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다. 22일부터 1박 2일간 필리버스터 형식으로 ‘성차별·성폭력의 시대를 끝내기 위한 2018분 이어말하기’와 함께 100만 촛불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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