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과 여성장애인은 ‘미투’ 외치기도 어려워”
“이주여성과 여성장애인은 ‘미투’ 외치기도 어려워”
  • 대구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8.03.19 11:19
  • 수정 2018-03-22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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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Me Too에 응답하라’ 토론회

 

‘대구, #Me Too에 응답하라’를 주제로 토론회를 마친후 참여자들이 미투를 외쳤다 ⓒ권은주
‘대구, #Me Too에 응답하라’를 주제로 토론회를 마친후 참여자들이 미투를 외쳤다 ⓒ권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하 대경여연)은 ‘대구, #Me Too에 응답하라’를 주제로 15일 대구시민공익지원활동센터 상상홀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대경여연은 ‘미투운동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특별위원회’(이하 대경특위)를 만들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담창구를 개설해 상담을 지원하고, 토론회 등을 통해 미투 운동을 더욱 확산해 성폭력을 빚는 사회적 구조를 개혁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강혜숙 대경여연 공동대표는 “서울 등지에서 미투 운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구에서는 조용하다. 상담 건수는 23%가 증가했지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에 대구의 지역적 특성과 미투 운동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주여성과 여성장애인들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신미영 대구여성회 고용평등상담실장이 ‘직장 내 성희롱과 법과 제도’, 김정순 대구여성의 전화대표가 ‘성폭력피해와 관련법 개정’, 최현진 대구이주여성상담소장이 ‘이주여성도 미투를 외치고 싶다’, 이정미 대구여성장애인연대 대표가 ‘미투의 사각지대 여성장애인의 성폭력 피해’,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가 ‘미투운동의 흐름을 이해하다’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대구, #Me Too에 응답하라’를 주제로 15일 오후 7시 대구시민공익지원활동센터 상상홀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권은주
‘대구, #Me Too에 응답하라’를 주제로 15일 오후 7시 대구시민공익지원활동센터 상상홀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권은주

최현진 소장은 “한국인 형부가 필리핀 처제를 성폭행했는데 적극적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다행히 14일 어제 고등법원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7년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체류연장을 해줄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한국 남성들이 사업주·관리자로 이주여성, 유학생, 중도입국청소년들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사례가 많다. 이주여성들도 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며 “국내 체류 중인 모든 이주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한 지원 체계, 다문화 감수성에 기초한 인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대표는 “미투 운동을 통해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와 양상을 재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여성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을 바라보는 시선, 여성장애인들의 환경의 취약성, 여성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여성장애인의 특성적인 문제가 본질적인 원인이 아니라 남성 중심의 성문화 등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주 대표는 “상담 지원과 사회적 대응을 위한 팀, 분야·상황·대상별로 분류하고 맥락화해 광범위한 말하기, 붉은 편지를 통해 나의 피해사실 알리기 등 미투 운동의 확산·대중화가 요구된다. 연대로 다함께 하자”고 당부했다.

 

대경여연은 ‘미투운동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특별위원회’(이하 대경특위)를 만들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담창구를 개설하여 상담을 지원하는 한편, 토론회 등을 통해 미투 운동을 더욱 확산하여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구조를 개혁하고자 마련됐다. ⓒ권은주
대경여연은 ‘미투운동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특별위원회’(이하 대경특위)를 만들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담창구를 개설하여 상담을 지원하는 한편, 토론회 등을 통해 미투 운동을 더욱 확산하여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구조를 개혁하고자 마련됐다. ⓒ권은주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A씨는 자신이 10년전 대학원 시절 교수로부터 1년간 성추행 당한 사실을 다시 폭로했다. “2008년 성추행 사실을 학교측에 알렸지만 합의를 보게 하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왜 좀 더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했는지 후회하고, 힘들고 불편한 기억을 덮어가며 잊어왔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얼마 전, 내가 근무하는 건물에서 가해 교수를 만났다. 그 일로 징계를 받았던 교수가 나를 보는 눈빛에 위축되며 이번에도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처럼 움츠러들었다. 그리고 3월 8일 가해교수를 복도에서 또 만났는데 이번에는 나의 시선을 피하며 벽을 보고 지나가더라. 그걸 보며 미투 운동의 영향이라고 생각했다.”

참석자 B씨도 “대학시절 친구가 성폭행을 당했지만 술을 마셨기 때문에 고소해도 처벌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경특위가 토론회와 기타 행사들을 통해 대구 사회에 가해자의 행동 변화는 물론 피해자의 행동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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