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문화봉사단

고속도로 박물관에 울려 퍼진 재즈가락

충북 음성군 고속도로 휴게소 옆에는 작고 깨끗한 분수공원과 함께 고속도로 박물관이 있다. 중부고속도로 건설 당시의 현장모습과 설계 및 시공 과정 등을 담은 자료들과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는 전통 한옥구조의 박물관. 그 앞 넓은 광장으로 음성군 삼성면 주민들이 하나 둘씩 모인 지난 17일 저녁 7시 30분, 사랑의 문화봉사단은 멋진 피아노와 트럼펫 연주로 제 573회 공연의 막을 올렸다.

음성군 삼성면 ‘좋은가정 만들기 모임’의 어머니들

지난 97년과 98년, 삼성 초등학교 및 중학교 학생들을 위한 극단 ‘안데르센’과 ‘그림자’의 공연, 그 해 가을 서울 팝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이어 이번 공연이 음성군을 찾은 네 번째 공연이다. 특히 이번에는 지역 주민들의 문화 갈증해소와 더불어 청주지역사회 교육협의회 소속 구성원들이 사랑의 문화봉사단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봉사단에서 수고하고 계신 분들을 적극 초청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이미 여성신문사로부터 지역주민들의 문화마인드 향상을 위한 그들의 활동을 인정받은 바 있는 삼성면 ‘좋은가정 만들기 모임’은 94년, 22명의 어머니들로 구성되어 지역주민들과 특히 청소년들의 건전문화 보급에 앞장서 왔고 ‘아버지’들의 적극적인 후원아래 그 활동범위를 나날이 넓혀가고 있다.

~12.jpg

◀ 전기과열로 조명장치가 꺼지자 주변의 자동차 여섯 대의 헤드라이트 불빛을 무대에 모아 연주를 계속했다.

사랑의 문화봉사단 또한 삼성면 주민들의 적지만 꾸준한 모금 운동에 보답하고자 ‘신관웅 밴드’와 더불어 한 여름 밤의 재즈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다.

한 여름밤 달군 신관웅 밴드

70년대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소극장과 대학가, 방송을 통해 우리나라 재즈의 질적 향상 및 저변확대에 힘써온 ‘신관웅 밴드’는 2000년 11월, 구리시 장애인들을 위한 공연을 시작으로 사랑의 문화봉사단과 수 차례 봉사활동을 함께 하였다. 최근에는 17명으로 구성된 빅밴드를 조직하여 오는 10월 전주에서 열리는 ‘세계 소리 축제’에 참가하여 전통 국악과 재즈의 접목을 시도해 볼 계획도 갖고 있다.

화려한 피아노 연주를 중심으로 트럼펫과 색소폰, 드럼 및 콘트라베이스로 이루어진 재즈5중주는 ‘빌리 바운스’ 란 곡을 시작으로 여름밤을 서서히 달구어 갔다. 신관웅씨의 재미 있는 재즈 이야기와 간단한 곡 해설을 곁들인 열정적인 연주에 200여명의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로서 응답하였다.

이어 보컬리스트 웅산에 의해 누구나 흥겹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가벼운 재즈의 대표격인 곡들이 하나씩 소개되자 열기는 최고에 달했다. 앙코르곡으로 선보인 ‘테이크 화이브’란 곡은 재즈가락의 4분의 5박자에 대한 흥겨운 변주곡. 모든 관객을 재즈음악에 몰입시켜 절정을 이끌어 내며 약 2시간에 걸친 음악회를 마감했다. 아쉬움을 남기고.

밤늦도록 이어진 근사한 뒤풀이

클래식과는 달리 재즈는 인간 본연의 깊은 감성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열정을 즉흥적으로 표현한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재즈와의 만남은 사랑의 문화봉사단이 사람들의 마음 문을 열고 건전한 의사소통을 추구하는 취지와도 걸맞은 색다른 기회가 되었으리라 믿는다. 더구나 자동차 여섯 대의 헤드라이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조명아래서의 재즈연주는 차라리 낭만적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푸짐한 음식과 더불어 정성껏 뒤풀이를 마련해 주신 삼성면 좋은가정 만들기 어머니 회원들케 감사를 드린다.

<최정우 사랑의 문화봉사단 실무운영위원>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