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총여학생회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모담, 포스텍페미니즘, 포스텍노동조합, 포항여성회가 공동주최로 29일 ‘포스텍 미투 선언을 지지한다’는 기자회견을 포스텍 무은재 기념관 지구본 앞에서 개최했다. ⓒ포항여성회
포스텍총여학생회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모담, 포스텍페미니즘, 포스텍노동조합, 포항여성회가 공동주최로 29일 ‘포스텍 미투 선언을 지지한다’는 기자회견을 포스텍 무은재 기념관 지구본 앞에서 개최했다. ⓒ포항여성회

포항공대(포스텍) 교수가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미투’(#Metoo·나도 말한다)’를 외쳤다.

지난 달 26일 포스텍 교내 통신망에는 자신을 이 대학 교수라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가 지난 2015년 같은 대학 A 교수의 소개로 고위 공무원 C씨와의 술자리에 불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글쓴이는 ‘#Me Too 저는 당신의 접대부가 아닌 직장 동료입니다’를 제목으로 “포스텍의 일원이자 교양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인문사회학부 교수로서 교내에서 소수자인 여성 교직원과 여학생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교직원의 인권이 신장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올린다”며 성폭력과 성차별 피해를 고발했다.

이에 포스텍총여학생회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모담, 포스텍페미니즘, 포스텍노동조합, 포항여성회가 공동주최로 지난 달 29일 ‘포스텍 미투 선언을 지지한다’는 기자회견을 포스텍 무은재 기념관 지구본 앞에서 개최했다.

포스텍 제30대 총여학생회 최수연 회장은 “권력에 의해 발생하는 불합리한 구조에 주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변화를 위한 발언과 연대를 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며 △학교 차원의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인권 센터를 실질적으로 운영할 것 △언론은 피해자 동의 없는 자극적 언론 보도를 삼가고, 포스텍 구성원 모두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야기할 수 있는 행동을 주의할 것 △학교는 이번 폭로로 드러난 교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세우고 추가적으로 발생할 제보를 대비한 대응 매뉴얼을 작성할 것 등의 실천을 요구했다.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모담’ 김남원 위원장은 “현재 이어지고 있는 미투 운동은 본인의 성폭력 문제 경험을 폭로하고, 사회적인 인식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라며 “폭로된 문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할 수 있으며, 더 많은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교내 인식 전환과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교직원의 인권이 신장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스텍 여성주의 연구회 ‘포스텍 페미니즘’도 “포스텍은 협소한 공동체의 규모와 불균형한 성비로 인해 그동안 성폭력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사회적으로 고발하고 문제를 해결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포스텍 페미니즘도 #포스텍페미니즘 해시태그 운동을 통해 그동안 이야기할 수 없었던 학내 성차별과 성폭력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포스텍은 이제 구성원들의 미투에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형석 민주노총 대학노조 포항공대 지부장은 “노조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피해자들에게 사과드리고 반성한다”며 “성폭력 피해자 중에는 특히 고용이 불안정한 여성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피해자들이 믿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세심한 조사가 가능한 성폭력상담실이 되도록 대학 측에 요청하겠다. 포항공대 노조지부에서 평등한 조직 문화와 건전한 성평등 문화를 추구하고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데 항상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지지선언을 한 금박은주 포항여성회장은 “대학교수에 이어 남학생의 미투 선언도 이어졌다. 대부분의 성폭력 피해자의 80~90%는 여성이지만 나머지 10% 내외의 남성 피해자도 존재한다”며 “이번 포스텍 미투 선언은 성폭력 문제가 남녀간의 대결 구도로는 해결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학 당국은 성폭력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대학 구성원들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 훈련을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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