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재단‧여성신문 공동캠페인 ‘100인 기부 릴레이’ ①

사회 각계 리더 100인

4월 한 달 간 나눔 릴레이

모금액은 성평등 문화 확산과

#미투 참여자 위해 사용

더 많은 ‘시민’ 참여 위해

크라우드 펀딩 동시 진행

 

한국여성재단이 2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100인 기부릴레이 2018’ 발대식을 열어 참가자들이 릴레이 출발선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여성재단이 2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100인 기부릴레이 2018’ 발대식을 열어 참가자들이 릴레이 출발선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을 위한 대표적인 나눔 축제, ‘100인 기부릴레이 2018’이 시작됐다. 한국여성재단(이사장 이혜경)은 3월 22일 서울 중구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릴레이 시작을 알리는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모금운동에 들어갔다.

올해 16회째를 맞은 100인 기부릴레이는 2003년 시작된 한국여성재단의 대표 모금캠페인이다. 시민 모금가 100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자들이 4월 한 달간 기부를 이어간다. 기부릴레이 팀을 이끄는 릴레이 리더는 ‘이끔이’, 이끔이에 동참하는 기부자는 ‘주자’라고 한다. 31일 동안 30명 이상의 주자가 기부에 동참하도록 하거나, 10명의 정기 기부자를 모으면 ‘완주’다.

이날 풍선으로 만든 ‘희망의 불씨’를 전달받은 이끔이들은 한 달 간 완주를 목표로 기부릴레이에 나선다. 올해 이끔이로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김효선 (주)여성신문사 대표, 이길여 가천대 총장, 조흥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가수 이상은 팬클럽, 강원화 열린소통연구소 대표 등이 참여했다. 단체 이끔이로는 최규복 대표이사를 필두로 김천, 대전, 충주 등 지역 사업장이 함께하는 유한킴벌리와 교수와 학생이 이끔이와 주자로 각각 참여하는 국군간호사관학교, 성공회대 실천여성학전공 등이 있다. 100인 기부릴레이 진행 상황은 특별홈페이지(www.womenfund.or.kr/relay)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100인 기부릴레이 2018’ 발대식에서 최광기씨의 진행으로 강원화 열린소통연구소 대표와 대학생 이슬아씨가 이끔이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00인 기부릴레이 2018’ 발대식에서 최광기씨의 진행으로 강원화 열린소통연구소 대표와 대학생 이슬아씨가 이끔이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5년 넘게 이끔이 활약 강원화·이슬아씨  

이윤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와 이슬아(20·국민대학교 1학년)씨는 모녀가 각각 이끔이로 참여한다. 특히 이슬아씨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사리손 이끔이로 활약한 ‘나눔 베테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엄마와 함께 100인 기부릴레이 행사에 참석했던 그는 곧바로 다음해부턴 이끔이로서 나섰다. 이끔이 9년차인 올해는 ‘100개의 작은 디딤돌 프로젝트’(이하 작디돌)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100인 기부릴레이에 나선다. 작디돌 프로젝트는 20대 여성 창작자의 책과 일러스트, 캘리그라피 등 창작물을 판매해 순수익금을 기부하는 형식이다. 여성 창작자의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모금도 하는 1석2조 기부 방식으로 이씨가 직접 기획했다.

이씨는 “저도 시집(『스무 살의 시』 등)을 내고 작가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작가분들을 한분 한분 찾아가 프로젝트 취지를 설명하고 참여를 요청드렸는데, 이제는 작가들이 직접 다른 작가들에게 참여를 권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매주 금, 토, 일요일에 대학로 등 서울 시내 곳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일정은 작디돌 트위터 계정(@100_jakdidol)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국여성재단이 2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100인 기부릴레이 2018’ 발대식을 열어 참가자들이 릴레이 출발선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여성재단이 2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100인 기부릴레이 2018’ 발대식을 열어 참가자들이 릴레이 출발선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렇게 100인 기부릴레이를 통해 조성된 기금은 남녀노소 국적 불문 누구나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성평등사회조성사업’에 지원된다. 특히 올해 조성된 기부금 중 일부는 미투(#Metoo) 운동 참여자들의 심리정서지원, 법률지원, 성평등 문화 조성 등을 위해 사용된다. 지난해에는 총 4038명이 기부 릴레이에 참여해 약 2억2000만원이 모금됐다. 이 기금은 성평등 문화 확산, 차세대 여성운동 활성화 등 5개 부문 21개 사업에 참여한 5만5052명에게 지원됐다.

여성주의 문화단체 ‘문화기획달’은 여성재단 후원을 받아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서 ‘농촌 페미니즘 활력 충전소’ 사업을 진행했다. 농촌 지역에서 페미니즘 관점의 성교육을 시도하고, 지역 남성들을 대상으로 페미니즘 공부 모임도 꾸렸다. 폭력에 저항하는 능력을 키우는 ‘자기방어 캠프’도 열어 여성은 몸을 쓰는데 수동적이라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 문화기획달 달리(이유진) 대표는 “작은 농촌 마을에서 페미니즘적 목소리가 나와 처음에는 주민들이 당황했고 뜨거운 감자가 됐다”며 “최근 남성 페미니즘 공부 모임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는 등 참여가 늘고 있고 ‘지리산 여성회의’라는 기구도 생기는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촌페미니즘을 가능하게 도와주신 이끔이 분들과 주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런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365mc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교보생명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삼성생명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유한킴벌리 △(주)ECMD △하나금융그룹 △JP모간 등 2018 한국여성재단 파트너기업의 기부약정식도 진행됐다.

이혜경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15년 동안 100인 기부릴레이에 5만5천명이 기부자, 이끔이와 주자로 참여하여 20여억원의 기금을 마련하였고 이를 통해 성평등 문화확산을 위한 파트너단체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할 수 있었다”는 감사 인사와 함께 “올해도 언제나처럼 릴레이가 마지막 결승선에 다다를 때까지 따뜻하게 함께 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재단은 1일부터 온라인 ‘시민’과 함께하는 ‘101인 기부릴레이’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조금 미뤄졌다. 기부릴레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기로  플랫폼 ‘크라우디’가 『90년생 김지훈』 도서 발간 펀딩 프로젝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성차별을 다룬 『82년생 김지영』의 제목을 따라 만든 것으로 남성 역차별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차별 시대 남성 인권을 위한 책’이라는 소개와 함께 공개된 목차에는 ‘왜 황금연휴 전날에 동시에 생리해요?’, ‘자국 여성들의 인권을 낮춰야 살아가는 여성단체 202곳.’, ‘김현중, 믹키유천, 엄태웅, 이진욱, 김흥국, 곽도원 그리고 항상 익명인 A양’ 등이 적혀있다.

여성재단 측은 “재단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공동 프로젝트 계획을 취소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다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100인 기부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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