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성생활을 할까?’

장애인을 무성적 존재로 여기는 한국사회에서 비장애인들은 이런 의문조차 떠올리지 않는

다. 그러나 지난 8일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주최로 열린 ‘장애인의 아름다운 성 만

들기’행사에서는 성과 결혼은 장애인의 기본권이며 자신의 장애로 인해 이를 꺼릴 필요가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

장애인도 즐거운 성생활 가능

척수 손상엔 성생활 자체가 재할

박지주(장애인인권확보를 위한 전국청소년학생연합 정책교육팀장) 씨는 “비장애 여성도 날

씬한 몸을 강조하는 사회적 억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신체적 손상을 가진 여성은

사랑·섹스 상대로 여겨지지도 않는다”며 “재생산과 육아 등을 장애여성은 할 수 없다는

잘못된 인식 역시 더더욱 결혼을 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장애인·비장애인 커플을 볼 때 “비장애인이 장애여성에게 무언가를 베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부분이 있어서 만난다”는 것을 인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박씨는 “성에서 ‘정상’의 기준은 없으며 어떤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도 성적 유희와

쾌락을 가질 수 있다”며 “장애유형에 따라 다양한 성감대와 성행위를 개발할 필요가 있

다”고 설명했다. 또 “한 척수장애 여성은 남성에게 자신의 신변처리를 위한 기저귀까지

과감히 보여줌으로써 더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며 자신의 장애를 알고 드러낼 것을 권고

했다.

스물 일곱 살까지 문밖을 나가본 횟수가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인 정치우(문화시설 누리기모

임 그림상자) 씨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해 올해 1월에는 예쁜 딸까지 얻었다”며

“성생활에 있어 교과서가 있나요. 각자에게 맞는 체위를 찾아 서로가 서로에게 만족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다고 생각하는데 세상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내요”라고 말하기

도 했다.

이날 국립재활원 정효선 성재활 상담실장은 1996년부터 실시한 척수장애인을 위한 성재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1772명에게 성재활 교육을 하고 268쌍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소그룹 상담을 하면서 정 실장

은 “척수손상 장애인의 성생활은 그 자체가 훌륭한 재활치료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

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성생활이 장애와 건강상태를 악화시키나’ ‘내 욕심만 채우기 위해 성생활을

하는 것은 아닐까’ ‘성기부위의 감각마비로 성행위가 방해되면 어떻게 하나’ ‘요·변실

금은 어떻게 해야 하나’ 등 자주 부딪치는 질문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성재활 상담을 받은 안모씨는 “상담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게 돼 너무 기뻤

다”며 앞으로 더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국립재활원은 지난해부터 뇌손상,

여성장애인을 위한 성재활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전화 (02)901-1762

송안 은아 기자 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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