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 정상회담] 벽을 넘고 선을 넘어 ‘새로운 시작’으로 여성들이 함께 만드는 평화체제를 기대한다
[2018 남북 정상회담] 벽을 넘고 선을 넘어 ‘새로운 시작’으로 여성들이 함께 만드는 평화체제를 기대한다
  • 김선미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4.26 10:13
  • 수정 2018-04-30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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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은 뜨겁다. 특히 여성들은 이번에야말로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체제로 진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여성신문
2018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은 뜨겁다. 특히 여성들은 이번에야말로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체제로 진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여성신문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놀라운 역사가 시작된다. 전쟁과 대립과 갈등으로 고통받던 한반도에서 평화를 협의하기 위해 남북 두 정상이 한자리에 앉는다. 우려도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은 뜨겁다. 특히 여성들은 이번에야말로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체제로 진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남과 북은 분단 이후 많은 갈등이 있었으나, 1953년 6․25전쟁 휴전 이후 2018년 4월 24일까지 657회를 만나며 대화와 교류를 통해 평화 염원의 끈을 이어왔다. <평화, 새로운 시작>을 맞는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2000년과 20007년의 남북 정상회담은 평화를 위한 이정표가 되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평양에서 만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산가족 문제 해결 노력, 경제 및 사회문화 교류 확대 등을 다짐한 <6․15 남북공동선언>에 합의하며, 그동안 높기만 했던 침묵의 벽을 넘어섰다. 2007년 10월 2일에는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걸어서 넘어가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걸음에 전 세계의 관심과 이목이 쏠렸다.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인 <10․4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남북여성들의 평화를 위한 노력이 이번 정상회담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상들의 공식적인 정상회담이 있기 전, 그 엄중한 분단 상황에서도 평화의 물꼬를 트려고 남북한 교류를 해온 여성들의 역사가 있었다. 한국과 북한과 일본의 공동노력으로 아시아 평화를 위한 여성들의 연대가 있었던 것은 기억되어야 한다. 체제를 넘어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남북의 대결구도를 넘어서야 한다는 열정으로 하나가 되어 교류의 역사를 써갔다. 그러나 아쉽게도 여성들의 연대는 남성중심의 정치틀 안에서 숨죽여야만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연설에서 드러나지 못했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을 호명했듯, 제주 4.3기념식에서 보통의 여성을 위로하고 드러냈듯, 평화의 한반도를 위해 고군분투해온 여성들의 발걸음을 마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분단 후 최초의 남북한 여성의 교류는 1991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에 북한 대표단 15명이 참가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92년에 이어진 토론회에는 남한측 30명이 평양을 방문하여 남북 여성들이 함께 ‘위안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활동에 합의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00년에는 비록 시민사회가 연 민간법정이지만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의 천황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도쿄 ‘여성국제전범법정’에 북한측 위안부가 증언을 위해 참가하기도 했다.

2002년에는〈6.15공동선언실천과 평화를 위한 남북여성통일대회: 여성, 평화의 힘!(Women, Power of Peace!)〉이라는 이름으로 주최한 남․북․해외 공동행사가 금강산에서 개최됐다. 이 행사에는 남측에서 357명, 북측에서 300명, 해외에서 20명이 각각 참가하여 2000년 6․15공동선언 발표 이후의 남북한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도 했다.

이처럼 남북여성 교류 또한 시도해 왔기에,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여성들의 기대도 크다. 여성단체 연합의 백미순 대표는 “ 평화협정 체결과 핵동결을 넘어 폐기를 위한 신뢰구축, 상호공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합의, 상호교류 확대 등이 선언되고 협정으로 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평화 협정이 이루어지고 나면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시스템 구축,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 군비 축소와 국방전략 재편으로 복지, 문화예술, 평화 예산 대폭 확대, 국가보안법 폐지, 남북 왕래와 교류 확대, 북측의 여성아동을 위한 지원등의 제도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은선 세종대 명예교수는 “드디어 한반도의 운명이 우리 손으로 어느 정도 조정되고 있다는 감격과 그 일에서 남북이 함께 손을 잡았다는데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다 크다”며,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하루빨리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 압록강을 건너 시베리아를 통과해서 중앙아시아까지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평화·생명을 중시하는 한국YWCA는 3차 남북정상회담이 지난 65년간 지속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2016년 이후 폐쇄된 개성공단의 가동 등 경제, 문화, 사회 각 분야에 걸쳐 활발한 남북교류 협력이 전개되기를 바란다”고 하며,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당장은 2018년에 예정된 한국YWCA의 95주년 기념사업인 YWCA 여성평화순례ㅡ한라에서 백두프로그램을 한민족여성대회로 확장시켜 북한의 백두대간의 명산에서 개최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여성계에서는 아쉬운 목소리도 있다.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위원회, 자문단, 실무회의 등에 여성의 참여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2014년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유엔 안보리결의 1325 이행을 위한 대한민국 국가행동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정상회담에 여성들의 참여비율이 낮기 때문에 변변한 여성관련 의제도 다루어지지 않은 것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향후의 과정에는 여성의 참여와 여성 의제가 적극 다뤄져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벽을 넘고 선을 넘어 2018년 4월 17일 판문점에서 평화논의가 새롭게 시작된다. 남한의 <평화, 새로운 시작>에 북한도 함께 발맞추고 있다. 지난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위원장은 북한의 국가 전략의 핵심 축이었던 ‘핵’을 ‘경제’로 바꾸겠다고 선포했다. 이는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를 통해 내놓은 공식적인 노선전환의 선포이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와 공포에 떨게 했던 북한의 전략적인 노선이 종료된다는 것은 한반도의 정세가 크게 바뀔 가능성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중단의 공식화와 함께 우리 정부도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 장착, 남북관계 발전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해 갈 예정이다. 또한 이번 회담은 남북 정상이 만나 대화를 바탕으로 신뢰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다. 분단 65년 만에 가장 큰 평화의 물결을 일구어낸 4.27 정상회담이니만큼, 질과 양이 담보된 평화, 진정으로 새로운 평화의 한반도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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