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화예술계 미투 폭로…현대미술 중견작가 후배작가 성추행
대구 문화예술계 미투 폭로…현대미술 중견작가 후배작가 성추행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8.05.03 17:21
  • 수정 2018-05-04 0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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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문화예술계 미투선언으로 #미투대구시민행동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30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경험자의 용기 있는 증언을 지지한다”며 “대구시는 문화예술계 성폭력실태를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권은주 기자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문화예술계 미투선언으로 #미투대구시민행동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30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경험자의 용기 있는 증언을 지지한다”며 “대구시는 문화예술계 성폭력실태를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권은주 기자

이런 일로 주목 받고 싶은 여성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대구지역의 미술작가 A씨로부터 10개월 전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작가 B씨가 ‘미투(#Me Too)’를 선언했다. 대구지역에서 문화예술계 성폭력 폭로는 처음이다. 이에 #미투대구시민행동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대경여연)은 30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경험자의 용기 있는 증언을 지지한다”며 “대구시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경여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6월 12일 가해자 A씨는 강원지역에서 활동하는 유명작가 B씨의 작업실을 방문, 동료작가와 술자리를 가졌다. B씨는 만취한 A씨를 인근 호텔로 데려다 줬는데 방에 들어서자 A씨는 술 마시기를 권하며 문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완력을 행사하며 성추행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날 피해자 B씨는 입장문을 통해 “1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정신적 고통 속에서 지내왔지만 가해자 A씨는 본 사건의 경중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현재에도 이어가고 있다. 사건발생이후 A씨에게 몇 차례, 그리고 4월 22일 A씨가 저지른 행위가 성폭력 가해라는 사실을 알렸지만 A씨는 술이 너무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 A씨는 성폭력사건 발생이후에도 언제나 만취상태로 원치 않는 연락을 수차례 해 왔다. 저는 지속적으로 가해자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다. A씨의 이러한 행동이 예술가의 일탈이고 개성이고 기행인양 웃어 넘겨야하나”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명백한 성폭력범죄를 인지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사회규범 안에서 정당하게 치르기 바란다. 저는 A씨를 성폭력가해자로 고소하고 법적 절차를 이행할 것이다. 이는 제2, 3의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아야 하며 저를 향한 가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A씨에게 자신의 본능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 저질렀던 행동 교정과 깊은 내면의 반성 및 자숙을 요구한다. 이런 일로 주목받고 싶은 여성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성폭력사건의 관심은 가해자를 향해야한다. 피해자를 향한 지나친 관심도 2차 가해이다. 저는 2차 가해를 단호히 거부하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강혜숙 대경여연 상임대표가 대구시에 문화계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 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강혜숙 대경여연 상임대표가 대구시에 '문화계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 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권은주 기자

강혜숙 대경여연 상임대표는 “미투운동의 확산으로 사회의 많은 조직과 개별자들이 이 문제에 직시하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의 폭로를 계기로 남성중심의 화단이나 협회에서 여성들도 지형을 넓혀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예술계 내에서 여성이 겪어야하는 차별과 불평등을 말하고 더 많은 연대를 통해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대구문화예술계의 ‘침묵의 카르텔’을 깼다. 문화예술계는 인맥에 의해 인사가 이루어지고 일용직, 고용, 각종기금수령, 수상, 심사 등이 개인적 관계 안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특수성에 기반해 성폭력근절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대학이나 곳곳에서 미투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계기로 시스템을 마련, 이러한 문제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기관이나 대학 내 설치된 인권센터 등의 종사자들에게도 성인지감수성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대구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장은 “문화예술계 피해경험자가 용기내어 말하는 '미투'에 이젠 대구시가 '위드유'로 응답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최영희 경산여성회 회장도 “저는 경산시립극단 객원배우이기도하다”며 “연출가 이윤택 사건 이후로 문화계 성폭력 '미투'는 한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는 일들이 일상에서 비일비재하다”며 꼬집었다. 민뎅 나쁜페미니스트 대표는 “어떤 한 사람의 피해 경험을 만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에게 용기가 되고 지지가 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시민행동과 대경여연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대구시에 ‘문화계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 요청서’를 전달하고 문화예술계 성폭력 문제 해결 위한 TF팀 구성, 문화예술계 성폭력신고창구마련, 예술인복지법에 성폭력관련조항 규정, 예술인 대상 성폭력교육실시, 성폭력가해자 국가기금 및 정부지원사업 참여제한, 국가지원금 수혜제재, 문화예술기금 및 사업에 대한 심의위원이나 심사위원 자격박탈 등을 촉구했다.

기자는 기자회견 후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를 남겼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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