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 

출산휴가, 육아휴직 후 복직비율 100%

임직원 가족행사는 포시에스만의 기업문화

여성 임직원 비율 33%… 여성 리더 적극 양성

“해외매출 규모, 국내매출보다 커지는 것이 목표”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육아휴직 후 복직 비율 100%, 평균 근속연수 12년…. 포시에스는 이직률과 경력단절 여성 비율이 높은 IT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직원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풀어낸 회사다. 여성인력을 꾸준히 성장시켜 여성 직원, 임원 비율이 33%로 동일한 것이 특징이다. 여성 임원 모두가 기혼자라는 점도 놀랍다.

포시에스는 1995년 설립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기업용 리포팅, 전자문서 SW분야를 선도해온 기업이다. 현재 대법원·국세청·행정자치부 등 공공기관과 삼성·SK·현대 등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외 3500여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리포팅 전자문서 SW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기업용 리포팅 SW 오즈 리포트(OZ Report), 전자문서 개발 SW 오즈 이폼(OZ e-Form)이 주 서비스다. 

남편인 조종민 회장과 함께 포시에스를 설립한 박미경 대표는 주말 근무가 당연시되던 창립 초기부터 ‘주 5일제’를 실시하는 등 일·가정양립이 가능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20년 넘게 근무해 온 여성 CEO이자 워킹맘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여성 근로자들의 공감에 기반을 둔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왔다.

박 대표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통한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을 통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직원들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드는 것이 포시에스의 경영목표 중 하나”라며 “전체적으로 직원 만족도가 올라가야 장기적인 회사 생산성도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포시에스에서는 자녀를 어린이집·유치원·학교에 보내고 출근하는 경우, 퇴근 시 데려와야 하는 경우, 육아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경우 회사 측에 근로시간 단축 요청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 또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7시 등 출퇴근 시간 조정이 가능한 ‘시차 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있다.

특별히 임신 중인 직원에게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부담을 줄여준다. ‘임신기 단축근무제’를 시행해 2시간 조기퇴근이 가능하다. ‘태아 검진 시간제’도 보장한다. 임신 28주까지 4주에 1회, 임신 29주~36주까지 2주에 1회, 임신 37주 이후부터는 매주 1회 사용이 가능하다.

박 대표는 “출산휴가, 육아휴직 기간 동안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을 확충해 육아휴직을 떠나는 직원뿐만 아니라 팀원들의 부담까지 줄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분위기”라며 “최근에는 남자 직원도 육아휴직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서서히 자리잡은 포시에스만의 워라밸 문화는 능력 있는 여성 리더 양성이라는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 전체 직원 129명 중 약 43명이 여성인력이고, 총 18명 중 6명이 여성 관리자다. 포시에스는 출산휴가, 육아휴직, 조기퇴근제 등으로 인한 인사고과 차별이 없는 공정한 인사관리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성별·나이·출신지·학력·결혼유무와 관계없는 능력 위주의 인재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포시에스는 여성인력 활용, 일·생활 균형 관련 다양한 인증과 상을 받았다. 지난해만 △‘일·생활균형 우수기업’ 대통령 표창 △고용노동부, 잡플래닛 ‘2017 워라밸 실천기업’에 선정됐고 △고용노동부 ‘청년 친화 강소기업’ △2016 중소기업인 대회 ‘모범중소기업인 대통령 표창’ △미래창조과학부 ’일하기 좋은 SW기업 대상‘ △서울시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여성가족부 ’2014 가족친화 우수기업‘ 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특별히 직원의 가족까지 챙기는 ‘가족형 복지’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포시에스만의 기업문화다. 포시에스는 임직원뿐만 아니라 가족 종합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창립기념일, 송년의 밤 등 연 2회 가족 초청행사를 연다. 이밖에 생일선물, 창립기념일 선물, 어버이날 카네이션, 자녀 졸업 축하 꽃다발, 입학 축하 꽃다발, 경조금 등의 꼼꼼한 가족형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여기에는 박 대표의 세심한 노력이 있었다. “보통 회사 창립기념일이나 연말 행사엔 직원들끼리 회식하는 게 일반적이죠. 가족들과 이런 시간을 함께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직원 가족 초청 행사를 시작했어요. 처음엔 아내, 남편만 데려오던 직원들이 이젠 부모님까지 모시고 와요. 직원들이 만족해하는 표정을 보면 저 또한 행복해집니다.(웃음)”

유능한 인재의 높은 근속 비율은 포시에스의 성장 동력이 됐다. 현재 포시에스는 페이퍼 리스(Paperless) 업무환경에 대한 수요 증가로 꾸준히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2005년 56억원이던 매출은 2015년 기준 140억원으로 증가했다. 해외시장을 목표로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사업 다각화도 모색 중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부터 문진일 공동대표가 합류해 해외 진출 사업에 힘쓰고 있다”며 “향후 3~5년 내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액이 훨씬 커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강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의 소프트 사이언스와 한국 MJL을 거쳐 포시에스에서만 20년 넘게 일해 온 박 대표는 선배 여성기업인으로서도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 2015년 한국여성벤처협회(이하 여벤협) 회원사 최초 상장기업으로 주목을 받았고 여벤협 부회장으로도 활약했다.

박 대표는 “여벤협에 들어가 여성기업인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여성기업인들은 보통 사업을 크게 확장시키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이런 부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 여성기업인 본인이 느끼기에 부족할 수 있는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스카우트해 꾸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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