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대만판 (Azoth Books) ⓒAzoth Books
『82년생 김지영』 대만판 (Azoth Books) ⓒAzoth Books

“한류 영향으로 한국문화 대한 관심 높고

대만에도 만연한 성차별·여혐 다뤄

여성들 ‘내 이야기네’ 공감 이끌어”

“이 책을 보면 이 시대의 여성들의 인생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고질적인 성차별 문화에 대해 알 수 있다.” “나는 김지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김지영이다.”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대만 독자들의 서평 중)

한국사회를 뒤흔든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대만에서도 화제에 올랐다. 18일 민음사에 따르면 『82년생 김지영』 대만판(Azoth Books 펴냄)은 지난 3일 첫 출간 이후 대만 최대 온라인서점 보커라이(博客來)에서 종이책 부문 5위, 대만 최대 전자책 사이트 리드무(Readmoo)에서 전자책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출간 2주 만에 초판이 소진돼 중쇄에 돌입했다. 저자인 조남주 작가는 대만 미디어로부터 많은 인터뷰 요청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일 출간된 『82년생 김지영』 대만판이 대만 최대 전자책 사이트 리드무(Readmoo)에서 전자책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민음사 제공
지난 3일 출간된 『82년생 김지영』 대만판이 대만 최대 전자책 사이트 리드무(Readmoo)에서 전자책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민음사 제공

“대만 내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 한국 여성들처럼 성차별을 겪는 대만 여성들의 현실이 이러한 열풍으로 이어진 듯하다”고 박혜진 민음사 편집부 문학2팀 차장은 설명했다.

대만 독자들의 서평 중엔 『82년생 김지영』이 ‘한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언급이 눈에 띈다. “한국의 일터에서 여성들이 불평등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드라마엔 그런 내용이 드러나지 않는다. 진짜 대한민국을 보고 싶다” 등이다. 박 차장은 “대만 내 한류 콘텐츠 소비가 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대만 사회도 겪고 있는 성차별 문화가 한국에서 어떤 식으로 드러나는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 책이 ‘여성의 이야기’라는 데 주목하고, 공감한다는 서평도 많다. “김지영과 바링허우(八零後·중국에서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 차오메이주(草莓族·딸기족, 중국에서 1990년대에 태어난 세대)의 이야기를 환영한다” “우리 모두 여성이 처한 환경이 한국에 제한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책의 출판 후 대만에서도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이 극복될 것이라고 희망한다” “한국 여성 아이돌에 대한 뉴스에서 이 책을 읽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에 관심이 있다. 그 이야기는 내 미래이기도 하다. 한국 문화를 더 잘 이해하고 싶고 젊은 여성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보고 싶기도 하다.”

박 차장은 “국경을 넘어서 1980-1990년대에 태어난 여성들이 『82년생 김지영』을 자신들을 대변하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면이 있다. 젊은 대만 여성들이 겪는 여성혐오를 확인할 수 있는 표현들도 눈에 띈다”고 했다.

한류 스타의 추천도 대만 내 『82년생 김지영』 열풍에 한몫한 듯하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남준이 이 책을 추천했다” “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도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궁금했다” 등 서평이 많다. 대만 내 책 홍보 문구도 “60만 명을 강타한 화제의 소설! 한국 대통령 문재인, 국민MC 유재석, BTS 방탄소년단 리더, 소녀시대 수영, 레드벨벳 아이린… 등이 모두 읽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82년생 김지영』은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돼 ‘독박육아’를 하는 김지영 씨의 삶을 다룬 소설이다. 가부장적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방송작가 출신으로 경력단절을 겪은 저자는 ‘엄마를 맘충이라고 지칭하는 세태에 충격을 받아 이 작품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정치인, 연예인 등 유력 인사들이 이 책을 추천하며 주목받았고, 2016년 10월 출간 이래 국내 판매부수 70만 부를 넘어섰다. 베트남, 태국, 일본판 계약도 완료돼 곧 현지 출간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