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피해생존자 이용수할머니는 “10억 엔에 할머니들을 팔았다. 나도 거기에 팔렸다. 대구에서 교육감에 나온다니 뻔뻔스럽다. 교육감후보에서 사퇴하여 국민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대구교육감에 절대로 강은희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은주기자
일본군‘위안부’피해생존자 이용수할머니는 “10억 엔에 할머니들을 팔았다. 나도 거기에 팔렸다. 대구에서 교육감에 나온다니 뻔뻔스럽다. 교육감후보에서 사퇴하여 국민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대구교육감에 절대로 강은희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은주기자

“국정농단, ‘위안부’합의, 교과서 국정화 등의 적폐에 깊이 연루되어 있는 강은희 후보가 대구 교육감 후보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너무나 부끄럽고 화가 난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지난 28일 대구시 중구 ‘희움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회(이하 대경여연), 대구경북민주화교수협의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대구지부, 대구참여연대, 인권실천시민행동, 전국교수노조대구경북지부, 한국인권행동 등 50여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일본군‘위안부’피해생존자 이용수(90)할머니는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분노를 이기지 못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강은희 후보는 낯짝도 두껍다. (일본이 지급한) 10억 엔에 할머니들을 팔았다. 나도 거기에 팔렸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그 돈을 가지고 화해와치유재단을 만들고 외교부를 찾아다니며 할머니들에게 돈을 주고 합의서를 받았다고 했다. 할머니들은 모르고 돈을 받기도 했다”면서 “김복동 할머니가 혼자 있을 때 강 장관이 와서 ‘다른 할머니들도 다 받았으니 돈을 받으라고 했다. 김 할머니가 무슨 돈이 내가 필요하냐며 가지고 가라고 했다. 그런데 강은희는 그 돈을 두고 갔고 그 돈은 정신대 대책협의회에 대표인 윤미향이 돌려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감 후보를 사퇴하고 국민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단체들은 회견문을 통해 “2015년 한일일본군 ‘위안부’합의 직후 강은희 장관은 피해자들을 찾아가 ‘일본 정부가 잘못했다고 반성하고 사과하고 빌었다. 얼마 전에 재단에 돈을 보내왔고 할머니들께 나눠 드릴 것이다. 마음 편하게 계시라’면서 피해자를 배제했던 합의의 정당성을 확보하느라 피해자에게 위로금을 받도록 회유하고 종용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또 피해당사자도 모르게 1억 원을 강제로 입금하는 일도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협상은 존중하여야 한다면서 ‘위안부’합의를 강력히 옹호했다.

이어 강 후보가 교육기회의 불균등을 풀겠다고 공약을 밝힌 것과 관련 “‘부모를 잘 만난 것도 능력’이라고 수많은 청소년들을 분노하고 좌절하게 했던 정유라와 최순실을 두둔했다”면서 “강 후보는 과거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 간사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도 앞장섰고 국정농단으로 심판받은 박근혜정권의 수혜를 입어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재직했다. 이런 사람은 새 시대의 교육을 이야기하거나 책임질 적임자가 아니다”라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 옹호하는 강은희 대구교육감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8일 오전 대구시 중구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에서 열렸다.
한일 '위안부' 합의 옹호하는 강은희 대구교육감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8일 오전 대구시 중구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에서 열렸다. ⓒ권은주기자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안이정선 회장은 “일본군위안부역사관을 만들 때 후세에게 아픈 역사는 절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건립했다”면서 “그런데 국정교과서 문제와 위안부피해자를 옹호하고 기만했으며 기본 인식조차 없는 사람이 교육감 후보로 나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회 강혜숙 대표도 “우리 여성계는 가해자의 편에 서서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했던 사람에게 배울 것이 없다. 역사적 사실을 은폐시키고 성폭력 가해자의 편에 서서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두 번 세 번 상처 준 사람에게 교육감의 자리를 내줄 수 없다”며 “교육감 후보에서 반드시 사퇴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은희 후보는 31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합의된 이후 장관으로 취임하여 (주무장관으로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정성으로 지원해주는 외에는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합의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위안부피해자할머니 중 합의 당시 46분 중 36분 정도 찬성했고 배상금을 받으셨다. 어떤 합의든 모두가 다 동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강 후보는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는 “(내용이 아닌) 국정교과서라는 틀에 너무 얽매이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치고 국가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한다는 소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정유라 사건에 관해서는 “정유라라는 사람이 고3이었고 또 문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승마 성적이 거의 1등으로 돼 있어서 교문위 위원으로서 성적으로 보고 이러한 부분은 너무 과도한 공격이 아닌가 라는 취지로 발언을 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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