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재현이 성추행 의혹에 이어 16년 전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뉴시스·여성신문
배우 조재현이 성추행 의혹에 이어 16년 전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뉴시스·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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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20일 언론 통해 ‘미투’ 폭로

"저와 피해자들에게 무슨 짓을 한지 알고 사과하길"

조재현 측 "합의 하에 관계한 것"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돼 연예계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배우 조재현이 이번엔 16년 전 성폭행과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밝힌 여성은 ‘미투(#MeToo)’ 폭로와 함께 조 씨에게 “이제라도 자신과 피해자들에게 무슨 짓을 한지 알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일 ‘SBS funE’가 배우 A씨를 단독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조 씨는 2002년 ‘연기를 가르쳐주겠다’며 A씨를 불러내 공사 중이던 남자화장실에서 성폭행하고, 이후에도 촬영장에서 성추행했다. A씨는 조 씨와 함께 찍은 사진, 의료기록, 부동산 등기부등본, 당시 보도 기사와 출입국 내역 등을 증거로 들었다고 한다.

A씨는 “2001년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선배 조 씨를 처음 만났다”며 “조 씨가 가끔 지나치게 신체 접촉을 해올 때도 있었는데, 가끔 코디네이터에게도 그런 식으로 대하길래 ‘한국에선 저런 식으로 친분을 드러내나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2년 5월쯤 방송국 대기실 복도에서 배우들, 스태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조씨가 ‘나랑도 찍자’면서 다가왔다”며 “이후 조 씨가 ‘대기실을 여럿이 쓰고 있으니 밖에서 연기를 가르쳐주겠다’고 불러내 고마운 마음에 따라갔다. 조 씨는 공사 중이라 사람이 없던 남자 화장실로 나를 데려가 성폭행했다. 소리를 질렀지만 조 씨가 입을 막았다. 끝나고 나서 조재현이 저에게 ‘좋았지’라고 물어본 것만 기억난다. 멍한 채로 대기실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A씨는 “조 씨는 이후 촬영장에서도 제 몸을 슬쩍슬쩍 만졌다. 그때마다 선생님들 곁으로 일부러 가서 최대한 혼자 있지 않으려고 했다. 한번은 코디네이터가 나서서 ‘오빠, 하지 마’라고 말린 적도 있다. 중견 배우 N씨가 ‘몸조심하라’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심한 충격을 받은 A씨는 약을 먹거나 목을 맨 적도 있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였고 무섭고 창피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후 조 씨는 A씨에게 사과하고 ‘좋은 배우로 만들어주겠다’며 자신의 매니저로부터 매니지먼트를 받도록 설득했다. A씨는 배우 생활을 계속하기로 했으나,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극단적인 선택을 여러 번 해 병원 신세를 졌다. 끝내 2007년 일본으로 돌아갔다.

A씨는 “이렇게라도 발표를 해서 진실이라는 걸 알리고 싶다. 전 이제 결혼도 못 하고 약을 너무 많이 먹어서 애도 낳지 못하는 몸이다. 돈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조 씨가 진심으로 저와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무슨 짓을 한 지 알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씨 측 법률 대리인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성관계는 있었지만 “성폭행이 아닌 합의하에 관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A씨 모친이 돈을 노리고 조 씨를 압박하고 있다며, A씨를 고소하지 않은 이유는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으로서 고소가 부담스러웠던 것”이라고 밝혔다.

A씨와 A씨 측은 조 씨 측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편 조 씨는 성추행 의혹을 받자 출연 중이던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연예계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가 연극·방송 현장에서 성희롱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미투’ 폭로가 지난 2월부터 나오자 사과문을 발표해 사실 여부를 떠나 잘못을 인정한다며 “모든 걸 내려놓겠습니다. 지금부터는 피해자분들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제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겠습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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