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인 소냐 반덴베르흐가 그리고, 젠더연구자 우춘희씨가 아시아 이주노동자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듣고 기록한 전시회 ‘이주하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가 열린다.

소냐 반덴베르흐 씨는 네덜란드 입양인으로서 한국에 살면서 느낀 점들을 그림으로 그렸다. 현재 그는 비혼모로서 다섯 살 된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 입양인의 가정은 다문화 가정으로 분류되지도 않기 때문에, 사회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다. 그는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을 한국 사회에 울려퍼지게 하고 싶었다. 이 전시회를 통해서 소냐 씨는 한국에 돌아와서 살아가며 느낀 점들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리고 우춘희 씨는 “당신의 음식은 우리의 눈물로 만들어졌다”라고 외치는 농업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우리의 매일매일의 식탁을 책임지지만, 아무도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지 않는다. 농업이주노동자의 30%를 차지하는 캄보디아인들은 어떻게 한국으로 오게 됐고,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땡볕에서 하루 12시간 작업을 해야 하는 노동하는 몸과, 그로 인한 고단함, 국경을 넘나드는 경험들, 한국에서 삶을 꾸려가는 이들의 이야기도 전시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소냐 반덴베르흐는 태어난지 몇개월 만에 네덜란드로 입양되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윌렘 드 쿠닝 아카데미에서 비쥬얼 아트를 1년 공부한 뒤, 레이던대학교에서 문학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 이화여자대학교대학원 여성학과 박사과정을 다녔다. 그 때 딸을 낳았고, 해외입양인으로서 고향에서 딸을 낳았다는 것에 큰 의미를 느낀다.

우춘희는 이화여자대학원 여성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매사추세스주립대학에서 사회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농업이주노동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고 있으며, 먹거리, 이주, 젠더, 시민권에 대해 논문을 쓰고 있다.

전시회는 8월 3일부터 31일까지 하자센터 신관 2층 허브갤러리에서 열리며, 8월 12일(일) 12시부터 4시까지 오프닝파티가 있다. 이 전시회는 하자센터, 사회건강연구소, 지구인의정류장이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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