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의 여성도공 백파선] 한일 문화교류를 이끌다
[조선 최초의 여성도공 백파선] 한일 문화교류를 이끌다
  • 김선미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8.29 07:40
  • 수정 2018-09-02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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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의 여성도공 백파선] <끝>

 

백파선 일가가 살았던 곳으로 유력한 김해시 상동면 대감마을로 이어지는 낙동강 지류. 이 지류를 통해 일본군이 배를 타고 대감마을로 들어왔을 것이라 추정된다.
백파선 일가가 살았던 곳으로 유력한 김해시 상동면 대감마을로 이어지는 낙동강 지류. 이 지류를 통해 일본군이 배를 타고 대감마을로 들어왔을 것이라 추정된다.

“대감마을에서 백파선이 일본으로 끌려갔다. 백파선은 양국 간의 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정밀한 발굴, 역사적 고증, 복원 등 백파선의 업적에 관한 것을 잘 다듬어 후손에게 물려줘야한다. 이런 부분에서 대감마을이 김해의 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

경남 김해시 상동면 대감마을의 이봉수 대감마을개발위원장의 말이다. 지난 20일 경남 김해시청 관광정책과 사무실에서는 임진왜란 때 조선으로 끌려간 조선 최초의 여성도공인 백파선을 조명해나갈 방안을 구상하는 회의가 있었다. 이 자리는 일본 아리타시 갤러리 백파선의 구보다 히토시 관장이 가을에 있을 김해시 분청도자기축제 때 아리타 시가 어떻게 참여하여 김해와 문화교류를 진행할지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작년 김해시 분청도자기축제 때 일본 아리타시 시민들이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아리타 접시춤을 췄다
작년 김해시 분청도자기축제 때 일본 아리타시 시민들이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아리타 접시춤'을 췄다 ⓒ갤러리 백파선

작년에 있었던 22회 분청도자기 축제는 ‘불의 여신 백파선, 그 숨결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진행되어, 아리타에서 일본도자기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백파선’을 부각시키면서 한국과 일본 양국의 도자기 문화의 교류의 장을 만들었다. 특히 작년 행사에는 아리타시의 도예가와 시민들이 참가해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아리타 접시 춤’을 공연하기도 했다.

구보다 관장은 올해 있을 분청도자기 축제 때도 참가를 희망하며, 그 규모와 진행방식에 대해 논의하고자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조광제 김해시 관광정책과장을 비롯한 김해시 관계자 외에 백파선의 역사적인 고증을 위해 다방면으로 애쓰고 있는 이봉수 위원장과 김영성 경남미술협회 공예분과장, 그리고 일본 아리타시의 백파선 갤러리 구보다 관장, 노진주 부관장이 함께 했다.

 

고토 이에노부군에 의해 백파선일가를 비롯한 도공들이 잡혀있었다고 추정되는 구포성
고토 이에노부군에 의해 백파선일가를 비롯한 도공들이 잡혀있었다고 추정되는 구포성

‘대감마을’ 백파선의 고향일 가능성 커

경남 김해는 분청도자기의 본고장이다. 이는 김해시가 2016년 6월 상동 분청자기 가마터를 발굴해, 그곳에서 나온 도자기 파편들들 토대로 상동가마터가 고려 말(1370년 대) 분청자기 가마터임을 확인했다. 이봉수 위원장은 “세종실록지리지를 비롯한 지방 기록지에 따르면, 고려말기부터 임진왜란 이전까지는 국가도요지가 아니면 도자기 생산이 불가능했다. 김해에서 임진왜란 이전에 도자기를 생산한 것은 대감마을 뿐이었다. 낙동강 등의 수로가 있는 지리적인 여건 등을 보면 김해 출신인 백파선일가가 일본으로 끌려가기 전 도자기를 만들었던 곳은 대감마을이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이에 구보다 관장은 “여기에 오기 전에 나고야박물관과 다케오 도서관에 자료를 요청했다. 그 자료에 따르면, 임진왜란 당시 나베시마 나오시게군은 죽도성에 진을 쳤고, 백파선 일가를 일본으로 끌고간 고토 이에노부군은 ‘덕원성’에 진을 쳤다고 한다. 하지만 왜성 중에는 덕원성이 없다. 덕원성이 어느 곳일지를 찾아보다 백파선의 고향근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죽도성의 자성인 ‘덕천성(현재 ‘구포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혹시 ‘덕천성’이 ‘덕원성’으로 잘못 표기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임진왜란 당시 일본은 몇백척의 배로 김해로 쳐들어왔으며, 나베시마는 약 2000명 정도의 군사를, 고토 이에노부는 약 700여명의 군사를 이끌고 왔다. 이들은 이미 전쟁 전부터 도자기 생산지인 대감마을의 정보를 일본에서 듣고 낙동강을 따라 배를 타고 대감마을로 들어왔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따라서 “덕천성(구포성)은 상동면 대감마을과 가장 가깝고 더구나 낙동강을 따라 바로 갈 수 있으니 백파선 일가와 도공들을 모으는데 가장 지리적으로 유리했을 것이며, 일본으로 도공들을 끌고가기 전에 구포성에 가둬뒀을 확률도 높다”고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료를 함께 더 찾아나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조광제 김해시 정책과장은 “백파선과 관련된 자료들은 지금 발굴하는 과정에 있다. 먼저 정확한 사료와 고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양국이 서로 자료를 공유해가며 백파선이라는 인물을 조명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해시도 노력하겠다”고 하며, 앞으로 ‘백파선’을 매개로 한일 간의 문화교류와 백파선 관련 세미나 개최 등에 대한 검토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감마을 입구에 있는 까페 백파선 쉼터앞에서 이봉수 대감마을개발위원장(왼쪽)과 구보타 히토시 갤러리 백파선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감마을 입구에 있는 까페 '백파선 쉼터'앞에서 이봉수 대감마을개발위원장(왼쪽)과 구보타 히토시 갤러리 백파선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편 김해시 상동면 대감마을에는 백파선을 기념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 까페‘백파선 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마을 곳곳에 백파선관련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작년 봄 아리타도자기축제 때 갤러리 백파선 앞마당에서 김해시도예협회회원전이 열렸다
작년 봄 아리타도자기축제 때 갤러리 백파선 앞마당에서 '김해시도예협회회원전'이 열렸다 ⓒ갤러리 백파선

김해시와 아리타시의 백파선관련 문화교류 활발

백파선을 매개로 한 두 도시의 문화교류는 갤러리 백파선(관장 구보타 히토시)를 중심으로 아리타시에서도 활발하다. 지난해 4월 29일부터 5월 5일에 있었던 아리타 도자기 축제 때는 갤러리 백파선 앞마당에서 ‘김해시도예협회회원전’이 열리기도 했다. 아리타 도자기 축제는 해마다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규모가 큰 축제이다.

또한 작년 지난해 11월에는 ‘아리타도자기창업401주년기념’으로 ‘갤러리 백파선 한일여성작가도예전: 국가와 지역을 뛰어넘은 여성도예가 6인 교류전’을 열기도 했다.

 

일본 사가현 아리타시에 있는 백파선게스트하우스
일본 사가현 아리타시에 있는 백파선게스트하우스

 

일본 사가현 아리타시에 있는 백파선게스트하우스에는 김해의 방라는 이름의 방이 있다.
일본 사가현 아리타시에 있는 백파선게스트하우스에는 '김해의 방'라는 이름의 방이 있다.

 

일본 사가현 아리타시에 있는 백파선게스트하우스에는 백파선의 방라는 이름의 방이 있다.
일본 사가현 아리타시에 있는 백파선게스트하우스에는 '백파선의 방'라는 이름의 방이 있다.

구보타 히토시 관장은 ‘아리타도자기의 어머니’인 백파선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백파선 게스트하우스도 열었다. 이 게스트 하우스에는 방이 두 개 있는데, 각각 ‘백파선의 방’, ‘김해의 방’이라고 이름지었다. 물론 아리타는 작은 지방도시이기 때문에 도자기 축제 때를 제외하고는 한산하지만, 홍콩, 대만, 네덜란드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손님들이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으며 백파선에 대해 알고 돌아간다고 한다.

 

문화교류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고증과 연구 필요

구보타 관장은 가을에 있을 김해분청도자기 축제 때 참가할 ‘백파선 보은감사 접시춤’을 함께 할 아리타 시민들을 현재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고 있다. 아리타시는 지금까지 이삼평을 도자기의 시조로 삼아왔다.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아리타지역의 특성상, 여성인 백파선을 조명하는 일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위기도 강하다고 한다. 따라서 구보타 관장은 “아리타시의 차원이라기보다는 아직까지는 개인 차원에서 ‘백파선 알리기’에 온힘을 쏟고 있어 어려움이 많은 것도 현실이지만, 해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백파선에 관심을 갖는 아리타시민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하며 “앞으로도 김해시와 꾸준히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역사 속에서 가려져 있던 여성도공 ‘백파선’을 되살리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선 최초의 여성도공 ‘백파선’을 조명하는 일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백파선에 대한 정밀한 사료 발굴과 조사를 뒤로 하고, 상업적‧사업적인 수단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일침이다. 따라서 백파선의 고향인 김해시와 백파선으로 인해 도자기 기술의 꽃을 피운 아리타시의 교류와 협력으로 고증과 연구를 통해 하나하나 백파선 흔적의 퍼즐을 맞춰나가면서 도예사에서의 백파선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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