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YWCA 한민족 여성평화순례

한국·북한·미국·중국 등

한민족 여성 250여명

평화 소망하며 한자리에

 

한민족 여성 250여명이 지리산에 모여 한반도 평화를 소망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장미란 한국YWCA연합회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정지운 광주YWCA 부회장, 민금복 미국 뉴욕 퀸즈 YWCA 전 회장, 허미란 연변민들레교류협회 회장, 엄에스더 유니시드 통일봉사단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민족 여성 250여명이 지리산에 모여 한반도 평화를 소망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장미란 한국YWCA연합회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정지운 광주YWCA 부회장, 민금복 미국 뉴욕 퀸즈 YWCA 전 회장, 허미란 연변민들레교류협회 회장, 엄에스더 유니시드 통일봉사단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어떤 일도 기적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조차 남북한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던 여성들의 노력 하나하나가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불게 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걷는 많은 분들의 마음이 모인다면 분명 좋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우리가 하나되는 날이 올 것이다.”

미국, 중국, 한국, 북한 등 지역을 넘어 한민족 여성 250여명이 참가한 올해 여성평화순례에서 참가자들이 모여 한반도 평화를 간절히 희망했다. 탈북민으로 청년통일문화운동을 이끌고 있는 엄에스더 유니시드 통일봉사단 대표, 중국 연변에서 한민족 여성의 지도력 향상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허미란 연변민들레교류협회 회장, 미국 한인 이민자들을 지원하며 한인사회 사랑방 역할을 해오고 있는 퀸즈YWCA 민금복 전 회장, 이번 행사를 주관한 광주YWCA 정지운 부회장과 장미란 한국YWCA연합회 평화·통일위원장이 1일 저녁 얼굴을 마주했다.

이들은 지리산 천왕봉과 노고단 등반을 마친 뒤 밤 늦게까지 특강, 문화행사까지 참여하느라 피곤할 텐데도 서로에 대한 격려와 감동을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무엇보다 최근 진일보하고 있는 남북 화해 분위기를 함께 환영하면서 여성들이 오랫동안 펼쳐온 노력이 이런 결실을 맺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계속 이어나가자고 약속했다. 1994년(중국 연변), 1996년(미국 뉴욕), 2013년(중국 연변) 이미 한민족여성대회를 개최했던 중국과 미국 참가자들은 해외에서 여는 대회를 다시 한 번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허미란 연변민들레협회 회장은 “지난해 한라산편 여성평화순례에서 크게 감동받고 올해는 더 많은 회원을 모시고 왔다”면서 “백두산, 금강산, 설악산 모두 가봤는데 지리산만 오지 못해 아쉽다가 이번에 역사적으로 의미 깊은 광주와 지리산을 오게 되어 가슴 벅차다”고 말했다.

민금복 퀸즈YWCA 전 회장은 “국민의 절반인 여성들이 평화에 대한 열망으로 평화정신을 퍼뜨린다면 한반도에 평화의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한 정부는 물론이고 오늘처럼 재외동포, 한국, 북한의 여성들이 모여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평화를 실현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어디든 모두 가슴에 박히는 좋은 곳이라며 부모님 고향이 원산, 평양이라서 특별히 북쪽 강원도 삼방약수와 원산 명사십리를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엄에스더 대표는 “북한에서 살 때부터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광주를 알고 있어서 꼭 와보고 싶었다”면서 “통일시대를 살아갈 청년들이 먼저 마음의 통일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유니시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평화통일을 위해 애쓰는 걸 보면서 나만 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고, 해오고 있는 분들이 많았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지운 부회장은 “천왕봉에 오르기 전 지리산빨치산토벌전시관을 다녀왔는데 격동의 현대사를 거치며 이념 갈등의 비극 속에 많은 젊은이들이 죽어갔던 역사가 마음이 아팠다”며 “이제는 남북이 대립을 넘어 평화의 시대를 열고 그 기세를 몰아 내년엔 금강산에서 여기 있는 분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 백두산 여정까지 여성평화순례를 주관하게 될 장미란 한국YWCA연합회 평화·통일위원장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백두산에 올라 손을 잡았던 모습을 언급하면서 한민족 여성들도 2022년 백두산에 함께 오르자고 제안했다. 장 위원장은 “때론 험난할 수 있지만 우리 여성들이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길에 동참한다면 그 바람은 이뤄질 것이니 계속 노력하자”고 당부하며 이날 자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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