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승진하고 싶어요 ]

대기업에서 22년 동안 일하고 임원이 된 필자가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고민하는 여성 직장인들에게 선배로서 직접 현장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이 글은 여성신문의 공식 의견과 무관합니다. <편집자주>

“감사합니다”는 도와준 사람의 상사에게!!!

제가 실무자 시절에 “직원 대상 교육” 업무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직원 대상 교육은, 학교 교육과 달리 업무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해서, 사내 직원들을 강사로 모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의 주제에 맞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각 하위 과목별로 적정한 사내 강사를 물색합니다. 그리고 그 적정한 강사 분에게 강의를 요청합니다. 처음에는 간절하게 모시는 글을 메일로 보내고, 그 메일이 “개봉” 되었음을 확인을 하고 나면 전화를 합니다. 메일을 보고 바로 “강의하겠다”고 회신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전화해서 간절하게 요청을 합니다.

 

저작권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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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에서 이 내용에 귀하가 최고의 전문가라고 들었다, 이 교육은 후배들에게 귀하의 전문성을 전달해 주는 소중한 자리이다, 그리고 강의를 해 줌으로써 회사가 향후 준비하는 새로운 혁신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이다.” 등을 설명 드리지요. 강사료는 거의 제로에 가깝고 강의하는 것은 본인의 원래 업무가 아니니 열심히 요청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사내 강사가 강의를 하고 싶도록 설득하고 나면, “공식적인 강의 요청서를 보내 주세요. 수신인은 제 상사로 해 주시고, 저는 참조로 넣어 주세요.” 사내 강사가 이런 요청을 했습니다. 저는 그대로 해 주었습니다.   

제 업무가 변경되어서 마케팅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마케팅에서 신제품을 출시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이번에 출시될 신제품에 대해서 충분한 정보를 입수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신제품 출시는 늘 쫓기는 스케줄에 따라 진행되고, 제품 스펙은 출시가 임박해서 최종 확정되는데, 제품 스펙이 다 결정되고 난 후 마케팅에 신제품 정보가 통보되면, 출시 마케팅 준비를 하기에 너무너무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다음 번 출시할 제품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개발 엔지니어로부터 신제품 관련 정보를 대략 입수해서 출시 준비를 미리미리 해야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개발 엔지니어에게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 역시 요청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지요. 그런데 그 엔지니어의 “부서장”에게 메일을 보내고 전화해야 더 협조를 잘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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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출시를 성공적으로 하고 난 후는, 출시 마케팅을 도와준 분들께 감사 인사를 합니다. 특히 마케팅은 혼자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부서의 협조 하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감사 편지를 이메일로 보내고, 연 2회 정도는 맛난 밥을 사드리며 감사하다고 하지요. 그런데 이 감사 편지 역시 부서장에게 보내는 것이 좋고, 감사 회식 때도 부서장 포함하여 초대하는 것이 더 유효합니다.

왜냐구요? 회사의 각 부서는 정해진 업무가 있습니다. 실무자가 부서 본연의 업무 외에 타부서 지원 업무를 할 경우, 부서장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그건 그야말로 자원봉사입니다. 실무자의 업무성과를 평가할 때, “마케팅의 신제품 론칭을 준비하는 데 기여했다”고 스스로 주장해도 평가권을 가지는 부서장이 그것을 본연의 업무로 인정해 주지 않으면 좋은 고과를 못 받게 되고, 그러면 그 실무자는 마케팅 업무를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려고 하지요.

그래서 실무자에게 감사 표시를 할 때는, 그 부서장에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K과장이 이번 신제품 출시 마케팅 때 제품 설명을 늦지 않게 너무 잘 해 주어서 저희가 마케팅 준비를 잘 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이지요. 전체 회의 시간에 대표 이사에게 마케팅 결과 보고를 할 때 “이번에 개발팀에서 신제품 설명을 미리미리 잘 해주어서 마케팅을 잘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 개발팀장은, 이후에도 계속 마케팅을 위해 잘 지원해 주게 됩니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의 상사에게 도움도 요청하고 고맙다고 해 주는 것, 이것이 타부서 실무자의 협조를 잘 받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조은정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소비자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95년 삼성그룹 소비자문화원에 입사해 22년간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연구소장, 프린팅사업부 마케팅그룹장 등 삼성전자의 마케팅 및 역량향상 업무를 진행했다. 여성신문에서 재능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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