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자연친화적…인성교육

3월 초 서울시 교육청에 밤잠을 설치며 줄을 선 부모들의 이야기가 연일 뉴스란을 장식했다. 서울 고등학생 4명 중 1명이 강남으로 전학 신청을 냈다는 보도와 함께 한 엄마에게 카메라를 들이밀자 “난 평범한 엄마예요. 교육 현실이 날 이렇게 줄서게 만들었어요”라고 말하며 얼굴을 가리는 모습을 보았다. 대체 진정한 ‘교육’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정말 지금의 교육 현실이 부모들로 하여금 돗자리 펴고 길거리로 나앉도록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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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가 활짝핀 성미산 나들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신촌 우리어린이집의 주요일과이다. <사진·민원기 기자>

그러나 내가 강남 지역으로의 입성을 모색하고 있을 때 한쪽에선 이러한 교육 현실을 바꾸기 위해 부모와 교사, 아이들이 모여 ‘새로운 교육’을 모색하기도 한다. 이른바 이 새로운 교육을 ‘대안 교육’이라고 부른다.

어떤 이들은 대안 교육에 대해 지금의 입시 위주 교육이 비정상적이고 대안교육은 그저 정상적인 교육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대안교육의 종류는 그 교육적 지향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인성 교육, 자연 친화적인 교육, 공동체적 교육 등 그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교육적 가치 또한 여러가지이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현 교육체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나와 새롭게 교육을 받는 ‘탈학교’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도 올해 7개의 청소년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늘려 시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안교육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외부에서 가장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것 중의 하나는 아이의 성장에서 그 시기 시기마다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고 그저 놀게만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 대안교육 현장 교사는 부모들과 만나거나 아이를 대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아이를 함께 키우는 입장”이라고 한다. 교사는 아이의 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고 부모와 함께 키우면서 교사, 아이, 부모 이 세 사람 모두 성장하고 배워나간다는 것이다. 이 삼각 관계의 비중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지는 것은 바람직한 ‘관계’가 아니므로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된다고 말이다. 그러므로 틀에 박힌 교육과정을 따라가지 않을 뿐이지 아이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이다.

선뜻 대안교육을 선택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비용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안학교의 경우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출자금을 내어 학교를 운영하거나 부모가 많은 수업료를 지불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휘경동의 유모씨 (33세)는 10세, 6세 두 딸의 엄마이다. 유씨는 가까운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으로 아이를 보내면서 주변 엄마들의 학구열에 심심찮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소신있게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어렵다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대안교육 쪽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더란다.

“일단,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구요. 그런 교육이 좋다는 것을 왜 모르겠어요. 하지만 집에서도 너무 멀고 교육비가 여러 학원을 다니는 것 못지 않게 많이 들고 엄마들이 할 일도 많아서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일반적으로 대안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는 부분은 ‘작은 규모의 학교’와 ‘부모 참여’ 그리고 ‘아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거나 부모가 할 일이 많아진다. 그러나 반드시 새로운 학교를 세우는 것만을 대안교육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교육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못하는 부분을 가르치는 기관(예를 들면 계절학교)이나 열린 수업을 하고 있는 기존의 학교들, 방과후 또는 주말학교, 품앗이 육아와 방과후 홈스쿨링도 대안교육을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품앗이 육아와 홈스쿨링 등은 부모들이 공동체를 형성하여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므로 대안교육을 한다고 모두 비용이 많이 드는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아이가 옆집아이보다 수학 점수가 더 높은가를 놓고 고민하는 사이에 누군가는 아이의 인성을 살리기 위한 교육을 하기 위해 이미 발을 디뎠다는 사실이다. 그들과 동참하는 것은 나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내 아이의 미래가 밝을 수 있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하고 답을 찾아보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바람직한 부모의 상이 아니겠는가. ‘용기가 없어서’ 또는 ‘남들 하는 대로’라는 사회의 통념을 넘어서 진정 바람직하고 우리가 꿈꿀 수 있는 교육은 어떤 것이 있는지 이제는 알아갈 때가 된 것 같다.

박진숙/줌마네 소속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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