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의 작용이 달라

이유명호/ 서울여한의사회장 몸을 살리는 다이어트 <살들에게 말을 걸어봐>저자

하루중에서 해뜨는 새벽부터 해가 지는 저녁까지 양(陽)의 시간에는 몸은 깨어나 체온이 오르며 비축된 에너지를 써대며 활동을 한다. 해가 지고 난 뒤 밤부터 다시 해뜰 때까지 음(陰)시간에는 체온을 떨어뜨려 활동을 쉬면서 낮에 쓴 에너지를 보충하고 몸에 필요한 물자도 조달하고 호르몬도 만들어 내는 모든 재생과 복구공사가 일어나는 시간이다. 즉 해뜬 낮에는 모든 소비활동, 해떨어진 밤에는 저축활동이라는 음양활동이 일어나 밤낮의 작용이 다르다. 그러므로 해가 긴 열대지방은 낮의 양기가 세어 에너지 발산이 왕성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살찔 여력이 없다. 반대로 북유럽 알래스카등 밤이 긴 곳은 햇볕이 부족하고 음기가 센 곳으로 살 빠질 시간이 없다.

긴밤 지새우고

전등의 발견으로 인간은 시간을 지배하게 되었다며 24시간을 늘이지 못해 안달을 한다. 그게 다 정보가 되고 돈이 된다고 낮과 밤을 거꾸로 살며 미칠 듯이 좋아하며 긴밤을 지새운다. 불야성에 종일 전등에 난방에 방송에 에너지를 마구 불태우며 퍼쓰고 산 지가 겨우 사오십년. 생활은 바뀌었으나 몸은 자연 그대로다.

지구가 한번 자전하는 시간에 몸속에 내장된 생체시계도 24시간에 맞게 낮과 밤을 가린다. 밤낮이 바뀐 지금 몸은 이제 갈피를 못잡고 갈팡질팡한다. 뇌기능은 물론 내장 활동도 덩달아 교란이 와서 뒤죽박죽이 된다. 먹어야 할 때 자야 할 때 일할 때 쉬어야 할 때를 구분 못하니 늘 몸은 피로하고 정신은 불안하고 안정이 안된다.

음양식사법

도시에 사는 귀신족들은 아침 건너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늦도록 일하거나 놀면서 참다가 꼭 야식을 해서 결국은 세끼를 채우고야 만다. 만약 아침을 굶고 학교를 가거나 출근을 한다면 뇌는 순수한 포도당이라는 고급휘발유만 에너지로 쓰므로 머리가 잘 안 돌아가고 점심때까지 기운이 없다. 공부도 안되고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짜증과 조바심이 많이 난다. 누가 뭐라면 화도 마구 나고 협조해줄 마음이 전혀 안생겨서 성질을 버리기 딱 좋다. 아침을 안먹음으로써 성격도 나빠지고 공부도 일도 잘 못하고 출세길도 막힌다. 세상에나! 사소하게 거른 밥 반공기가 일생을 좌우하는 큰 결과를 낳는다. 살찐 사람들의 체질은 대부분 음습체질이다. 낮에는 비몽사몽 안쓰고 못쓰고 해가 져서 음성한 기운이 돌면 하루 먹을 걸 저녁 한끼에 다 먹고 꾸역 꾸역 축적하게 된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있다. 몸을 망치는 확실한 습관이고 결과는 살이라는 물증이 보여준다.

해 있는 시간에 조금 먹고 완전연소를 시키는 것과 인공조명 아래 많이 먹고 불완전연소를 시키는 것의 차이가 비만으로 나타난다. 24시간 일하고 놀 수 있는 세상이라 해서 우리 몸이 그렇게 진화한 건 아니다. 밤낮을 가리자. 자연의 시계를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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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나 밤에 먹는다는데

귀신은 밤에 먹기 때문에 늦은 밤 열두시가 되길 기다려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죽은 자에 밥주기라는 웃기는 형식이 산사람들의 삶을 지배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아버지 돌아가신 지 30년 되었는데 앞으로 나 죽을 때까지 몇십년을 더 제사상을 차리고 귀신은 먹지도 않는데 차려서 내가 먹는 웃기는 짓을 계속해야 한다니 나는 그만 둘란다. 산 사람들이 귀신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백골이 진토될 때까지 제사밥 드시라고 발목을 잡는 일은 고인에게도 누가 될 것이다.

영혼은 영혼대로 다른 세상에서 더 나은 영적 진화와 공부를 위해 해야 할 일, 가야 할 곳이 있어 세상에 남겨둔 인연에 얽매여 애면글면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중국은 한 3년 제사 지내고 나면 기일에는 간단히 가짜돈과 과일 세알과 향을 켜놓고 마음속으로 고인에게 기도를 하는 것으로 끝낸다.

우리 설처럼 춘제(春祭)라는 제일 큰 명절이면 열흘씩이나 노는데도 제사는 지내지 않는다. 차라리 집마다 따로 따로 제사를 지내지 말고 현충일에 싸이렌이 울리면 전국의 모든 귀신들을 불러모아 <위로잔치한마당>을 전국적으로 지내는 게 어떨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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