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람 구체관절인형작가

정보람 씨에게 있어 ‘인형’이란 단순한 장식품이나 놀이감의 의미를 넘어선다. 인형은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임신(pregnancy)’이라는 제목으로 작업의도가 시처럼 잔잔하게 적혀있다.

@16-3.jpg

▶<사진·민원기 기자>

“제가 안으로부터 밖으로 보내는 신호가 약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제 마음을 비추는 거울 같은 아이들을 보여 드리고 당신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싶습니다.”

정보람 씨가 세상을 향해 보내는 신호로서 인형을 택한 것은 지난 1999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체관절인형을 접하면서부터다. 관절이 돌아가며 움직이도록 되어 있는 구체관절인형은 단번에 그를 사로잡았다. 대부분 일본작가들의 작품이었다. 일본 사이트에 만드는 방법이 소개된 것을 보고 천천히 따라해 본 것이 ‘임신’의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2년여간 작업에 몰두해 온 그에게 작품을 구상할 때 화두로 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대번에 “여성이요”라는 경쾌한 답변을 던진다. 그리고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끌려요. 객관적으로 정형화된 ‘아름다움’보다는 일상에서 발견하고 감동하게 되는 여성성의 아름다움 말이에요”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그는 ‘여성이기 때문에’ 잡아낼 수 있는 일상의 소재, 이미지, 느낌을 인형에 투영해낸다.

그의 초기작 <담청빛 Pale Blue>은 중세시대의 복장을 한 채 임신한 형상으로 서있는 민 얼굴의 여성을 표현하고 있다. 피곤하고 절망적인 느낌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16-4.jpg

▶<행복한 추니>

“그를 기다리지 마세요. 뱃속의 아이는 그의 아이가 아니라 당신의 아이입니다.”

의존적인 모습으로 남성을 기다리기보다는 여성 스스로 자신을 강인하게 추스렸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즐거운 샴 쌍둥이 Gay & Siamese twins>는 등이 붙은 채 환하게 웃고 있는 샴 쌍둥이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불행하게 태어났지만 서로가 있어서 행복한 쌍둥이의 모습을 통해 시선으로부터 벗어난 진정한 행복을 말하고 싶었다 ”는 작가의 설명이다.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행복에 대한 주제의식은 ‘자웅양성’을 그린 <행복한 추니>에서도 드러난다.

그의 작품의 독특한 여운은 이런 세심한 주제의식과 감수성에서 비롯되는 듯 하다. 그래서 그의 또 다른 ‘임신’이 기대된다.

<문이 정민 기자 knnif@womennews.co.kr>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bystolic coupon 2013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