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교육이 모든 것의 기초돼야

@25-1.jpg

“모욕적인 처우, 폭력과 고문에 항거해 인간의 가치를 옹호하는 활동을 통해 엠네스티는 자유와 정의의 기초, 더 나아가 세계평화의 기초를 확보하는 데에 이바지했다.”<노벨평화상 수상이유, 1977>

국가, 정파, 이데올로기, 종교적 신념을 초월해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단지 인권문제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진다는 세계적인 민간인권운동단체인 엠네스티 (AI·Amnesty International).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엠네스티의 한국지부가 창설된 건 지난 1972년으로 올해가 꼭 30년째다. 70년대에는 양심수 석방운동, 80년대에는 민주화운동과 더불어 고문종식, 사형제도 폐지 등 인간의 권리를 위한 국제적 연대운동을 시작, 지금까지 전개해오고 있으며 현재 40여개 그룹과 2천6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달 엠네스티 한국지부장이 바뀌었다. 중부대 건설공학부 교수이기도 한 고은태 지부장을 만나 앞으로 엠네스티 활동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들어봤다.

-인권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가 있었다면.

“중2때 교회에서 사형제도 토론회가 있었다. 미지의 세계로의 입성이었다. 82년 대학 입학 후 교회 지도선생님의 영향으로 엠네스티 활동을 하게 됐다.”

-한국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실 해야 할 일들은 많지만 몇 가지로 정리해보면 우선 국가보안법을 국제인권기준에 부합되게 개정·폐지하는 것과 함께 보안관찰법을 폐지하는 일이 급하다. 두 번째는 현정부가 2003년까지 낙후된 교도소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교도소시설과 수감조건의 개선이 시급하다. 세 번째,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수가 1600여명이다. 개인의 종교적 신념은 국가가 강요할 사항이 아니라 국가가 어떠한 경우에도 보호해야 할 기본적 인권인데 대체입법의 마련으로 그들을 석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운동가들에 대한 체포, 사형제도 폐지, 난민, 이주노동자문제 등 국민의 인권신장을 위한 적극적인 인권정책들을 수행하도록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모든 활동들을 우선 테스트 사업으로 생각한다. 제도상의 문제들로 장기적으로 가야 할 것과 단기적으로 가야 할 것이 구분된다. 시간이 가면서 해결된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다. 특히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데 인권문제가 의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민주시민으로 자랄 아이들에게 인권교육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

“교사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해왔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인권교육을 해나가려면 공교육 즉 초·중등 교육과정에 필수적으로 인권교육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정에서부터 인권교육이다. 새로운 시대의 윤리는 인권이라 생각한다. 시민들이 이런 활동에 다같이 참여하면 좋겠다. 보통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핵심은 사람 대 사람이다. 자기 인권을 자각하고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 또한 큰 유산일 것이다.”

-자국 안에서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시민들을 엠네스티 활동에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가.

“민족과 인종간의 갈등을 넘어 인권의 관점에서 봐야 할 것이다. 평화와 화해를 위해 다른 민족 다른 인종과 함께 사는 법을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앰네스티의 전반적인 활동들을 전개해 나갈 것이며 아동·여성? 장애인?노인 등 소수자의 사회적 권리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이 인권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길 바란다. 여성과 남성이 구별되지 않는, 모든 인간에 대한 권리를 폭넓고 깊이있게 보는 시각에서 출발해 인권문제에 분연히 떨쳐 일어나 동참하길 바란다.”

경북 권은주 주재기자 ejskwon@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