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여성 당선자

여성정치참여율 두 자리 수는 여전히 요원한 일인가.

공직자 선거 사상 초유의 48.4%라는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여성 당선자 현황을 보면 기초단체장은 232명 중 2명으로 0.9%(98년 0%)이고 광역의회의 경우 비례대표를 포함해서 682명 중 63명으로 9.2%(98년 5.9%), 기초의원의 경우 3,485명 중 77명으로 2.2%(98년 1.6%)에 그쳤다. 98년 지방선거에 비해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여성할당제가 대대적 이슈가 됐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은 미미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특기할 만한 것은 광역의회 비례대표 여성의석으로 총 73석 중 49석을 차지해 정수 대비 67%로 나타났다. 여성계에서 100%를 요구한 것에는 못미치지만 당초 각 정당(민주당50%, 한나라당 70%)이 약속한 것은 지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이 비례대표 1순위를 모두 여성의 몫으로 한 결과 9명이 당선한 것이 비율증가에 큰몫을 했다.

95년 이후 한번도 여성 기초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했던 것에 비해 이번 선거에서는 2명의 기초단체장이 탄생했다. 당초 8명이 출마했으나 부산 남구청장에 전상수씨(한나라당), 부산 해운대구청장에 허옥경씨(한나라당)가 당선되는데 그쳤다. 기대를 모았던 민주당 서울 강동구청장 후보 이금라씨는 고배를 마셨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18일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논평을 내고 “낮은 투표율은 월드컵 열기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정치가 월드컵처럼 통쾌하고 정정당당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월드컵을 응원하는 것처럼 시민의 열기가 올라오지 않았던 것”이라며 “몇몇 지역에서 참신한 후보들이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 찍을 사람이 없어서 투표하지 않은 것이 민심의 정확한 흐름이며 정치권은 낮은 투표율을 유권자들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여성정치연맹,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를 비롯한 여성계는 6월말∼7월초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토론회를 개최해 향후 여성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민경 기자 minks02@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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