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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청소를 마치고 커피 한 잔을 마실 즈음 TV에서 들리는 쇼핑 호스트의 달콤한 목소리는 드라마보다 강한 유혹으로 주부들을 끌어당긴다. 가족들이 각자의 일터로 떠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주부들이 TV 홈쇼핑의 스페셜 고객이다. 중저가 제품으로 편성된 낮 시간은 주로 주부들의 충동구매로 홈쇼핑 업체가 톡톡히 한 몫을 보게 되는 경우라면 저녁 시간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각 홈쇼핑 업체들의 매출이 가장 높은 시간대로 꼽히는 밤 10∼12시. 가전제품 등 고가품이 집중된 밤 시간의 쇼핑은 실제적인 경제력을 가진 남편의 허락(?)하에 그것도 온 가족의 검증을 거친 연후 행하는 실속구매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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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홈쇼핑 전체 이용자 중 여성고객은 70%를 넘는 500만명에 가까우며 이 가운데 20대 후반에서 30대에 이르는 여성이 가장 많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TV 홈쇼핑 시장은 첫 주자인 CJ39쇼핑을 필두로 정부가 케이블TV 홈쇼핑 사업자로 선정한 농수산TV, 우리홈쇼핑, 현대홈쇼핑, LG홈쇼핑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외에 56개의 인포머셜(유사 홈쇼핑) 업체들도 지난해 4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적지 않은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경제·편리성이 소비자들에 인기몰이

국내의 TV 홈쇼핑 시장은 매년 두 배 이상 급성장했다. 한국통신판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전체 시장규모는 1조6천억원대였고 올해는 4조원 가까운 매출이 예상된다. 홈쇼핑 시장은 백화점이나 할인점, 재래시장을 위협하는 존재로까지 떠오른 셈이다. LG홈쇼핑의 경우 올 상반기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을 추월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TV 홈쇼핑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경제성이다. 제조업체와의 직거래를 통해 중간 유통단계가 생략되니 원가를 줄일 수 있고 매장 운영에 따른 관리비가 필요없으니 싼값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량 판매에 의한 원가절감도 상품가격 인하에 일조하고 있다. LG홈쇼핑 관계자는 “시중가보다 평균 20∼50% 가량 저렴해 창고형 할인매장보다는 다소 비싸고 백화점의 세일가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창고형 할인매장은 묶음 단위로 판매해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TV 홈쇼핑은 낱개 단위로 판매하고 택배비까지 포함됐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할인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편리성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안방에 누워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간 것과 진배없는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맞벌이 부부를 비롯한 바쁜 현대인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최근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평소보다 TV 홈쇼핑 매출이 10% 이상 신장한 데서 편리함이 갖고 있는 장점을 엿볼 수 있다.

반품, 환불이 가능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상품을 배송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환불, 교환, 반품이 가능하며 이때 따로 비용을 물지 않아도 된다. 상품에 대한 다양한 시연으로 상품의 제조 과정과 성능 등을 자세히 볼 수 있어 깊이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하다는 것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TV 앞으로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신용카드로 구매할 때 무이자할부 혜택과 다양한 사은품이 제공된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유인 요소.

LG홈쇼핑 관계자는 “경품이 제공되는 제품은 회사가 마진을 어느 정도 포기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며 결국 대량판매가 이뤄지므로 회사는 이익을 창출하게 된다”며 “경품도 일반 제품과 같은 검사를 거친 것만을 다루기 때문에 제품의 성능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고가 제품 인기, 의류·보석 반품 1순위

TV 홈쇼핑에도 인기 제품은 따로 있다. 올 상반기 각 업체들의 분석 결과 정수기, 에어컨, 런닝머신, 냉장고, 주방세트 등이 최고의 인기를 얻은 제품으로 나타났다. 식품 판매도 꾸준하다. 농수산TV는 김치·사골곰국이 올 상반기 인기 상품 2, 3위를 차지했으며 LG홈쇼핑의 경우 LA갈비, 죽염 고등어 등이 수위에 올라있다. 보석·의류·컴퓨터 등도 지속적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효자상품 반열에 올랐다. 유통업체의 자체 기획상품인 PB(Private Brand) 제품들도 저렴한 가격과 제품에 대한 신뢰성으로 고객층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초창기의 20%에서 10%대로 낮아지긴 했으나 반품도 여전하다. 반품 사례 1순위로 의류·보석 등이 손꼽혔고 최근에는 중국산 다이어트 보조식품 파동과 관련, 다이어트 식품의 반품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충동구매 유발한다는 비판도

충동구매 유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최근 전국 7대 도시 TV 홈쇼핑 경험이 있는 소비자 4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72.7%가 홈쇼핑 방송에서 상품이 소개되는 도중에 주문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가운데 23.9%가 사은품이나 가격할인 때문에 프로그램 진행 중에 구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계획에 없었으나 쇼호스트의 멘트에 자극받아 구매한다는 소비자도 18%나 돼 TV 홈쇼핑이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유발한다는 의견에 신빙성을 주고 있다.

충동구매는 반품의 요인이 되기도 하는데 위 조사 결과 TV 홈쇼핑으로 구매시 불만이나 피해를 경험한 소비자는 전체의 35.1%, 반품 경험이 있는 소비자도 전체의 36.5%를 차지했다.

조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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