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이사철이 다가왔다. 이에 발맞춰 9월 2일 시행되는 8차 서울지역 동시분양에 쏠리는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분양권 전매 제한조치가 효력을 발휘하는 첫 무대이기 때문이다. 8차 동시분양의 내용을 주축으로 하반기 주택 시장을 전망해 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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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5일 실시된 서울 7차 동시분양에서 일반 1순위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168.9대 1을 기록, 올 들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의 최고치인 지난 5차의 84.3대 1보다 무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결과는 지난 8월 9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 시장 안정대책’의 분양권 전매 제한조치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권 전매(산 물건을 되파는 것) 제한조치에 따라 9월 1일부터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분양계약 후 1년이 지난 뒤에 아파트 매매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분양권 전매 제한의 영향권을 벗어나려는 청약자들이 7차 분양에 대거 몰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청약통장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94만6천863명이었던 청약통장 1순위 보유자가 지난 7월말 현재 171만8천693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7차 분양 과열 현상은 1순위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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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전세 값 계속 오를 전망

정부의 8.9 안정대책 이후 강남 지역의 아파트 값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22일 국세청이 강남 지역 재건축 단지를 구입한 483명을 대상으로 1차 자금출처 조사 명단을 발표한 뒤 매수 문의도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재건축을 추진중인 강남의 아파트단지 주변 중개업소들이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갔으며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5억9천만원에 거래되던 대치동 은마아파트(34평형)는 조치 이후 4천만원 하락했으며 개포 주공아파트(22평형)의 경우 6억원에서 5억7천만원으로 하락했다. 건설교통부 주택정책과 강팔문 과장은 “안정화 정책의 영향으로 강남의 집값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추석과 이사철이 끝나는 10월부터는 자연스럽게 주택 시장이 안정 기류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의 아파트값이 안정되자 광진, 강서, 노원 등 비강남권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8월 2일 3억5천만원이었던 광진구 광장동 삼성2차 아파트는 20일만에 2천만원이 올랐고 강서구 등촌동 대림아파트의 경우에도 8월 2일 3억3천만원에서 8월 23일 3억5천만원의 매매가를 형성했다. 아파트 값의 상종가 행진이 지역을 달리하며 계속되자 전세값도 계속 치솟고 있다.

강남이 수그러들었지만 전체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기존 아파트 값과 개발 예상지역·제한구역 해제 지역의 땅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 조합인가를 받은 강남지역의 저밀도 단지들도 집값이 오르고 있는 추세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현재 저금리로 인한 자금의 유동이 많아 아파트 구매력이 높기 때문에 내년에도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경제연구소 정광영 소장도 “경기는 살리되 강남 지역의 투기만 억제한다는 정부의 주택안정화 대책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대선을 앞두고 대외적인 경기가 호전되고 있어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투자자들은 부동산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내다봤다. 정 소장은 “강남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를 수도권에 개발하는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분양권 전매의 제한을 받지 않는 아파트가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조합원 몫, 지역주택조합, 주상복합 아파트는 전매 제한을 받지 않는다.

내 집 마련 가능할까

전세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무주택자인 전업주부 박씨(36)는 요즘 고민에 빠져있다. 8차 동시분양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신규 분양을 받는 것이 나을지 판단이 서질 않는 것. 그러나 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동시분양은 계속 진행되며 투자 가치가 있는 매물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교부 조사에 따르면 계속된 집값 상승으로 90년에 7.5년이었던 내집 마련 기간이 지난해는 8년 이상으로 늘어났다. 2000년까지 30대 후반이었던 가구주의 나이도 지난해 40세 이상으로 올라섰다. 36세라면 좀 더 여유 있게 재테크를 진행해도 늦지 않은 나이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보자. 닥터아파트 곽 이사는 “아파트 값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므로 자금 여력이 있다면 입지 여건이 좋은 곳으로 지금 구입하는 것이 좋다”며 “만약 자금 조달이 어렵다면 조만간 서민용 아파트가 공급될 가능성이 있으니 무리할 것 없이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부동산경제연구소 정 소장은 “호재가 계속되는 한 아파트 값이 오르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며 전세값도 이에 편승할 것”이라며 “조금만 더 투자해서 지금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재테크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114의 박종덕 전무이사는 조금 다른 입장이다. 그는 “투기 억제 조치로 인한 강남권의 집값 안정세와 비강남권의 상승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며 “거품이 제거된 매물이 나올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동시분양을 활용하자

9월 2일 실시되는 8차 서울지역 동시분양에서는 13개 단지 1천265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8월 29일 입주자 모집공고 후 9월 2일 서울 거주 무주택 우선 공급 대상자부터 청약접수를 받을 예정.

이번 동시분양의 특징은 분양권 전매 제한조치의 여파로 큰 매물이 없이 100가구 내외의 소형 아파트 위주로 분양이 이뤄진다는 것. 박씨의 경우 여유자금이 있다면 융자를 받아 신규 분양에 도전해볼 만하다. 특히 1억3천∼1억5천만원의 매물이 있는 성수2가 금강 아파트나 성내동 대성, 화곡동 까치 아파트를 눈여겨보자. 각각 지하철 2호선 성수역, 5·8호선 천호역, 5호선 까치산역 역세권 아파트라는 지리적인 이점도 갖추고 있다.

전세 끼고 구입하면 효과적

전세권을 끼고 아파트를 구입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 예를 들어 1억5천만원인 27평(전세 1억1천만원)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구입한다면 실제 들어가는 현금은 4천만원이면 된다. 이같은 매물을 잘 알아두면 적은 돈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지름길이 된다. 이때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의 비율이 큰 아파트를 찾아야 한다. 도봉구 창동의 현대조합, 서대문구 홍제동 청구3차, 구로구 구로동 메이플라워멤버스빌 아파트 등은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 비율이 각각 83.05, 82.35, 82.13%로 전세권을 끼고 구입하기에 적절하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재건축 아파트에도 관심을

7차 서울지역 동시분양에서 무주택자 경쟁률이 35대 1을 보였다. 8차 분양에서도 만만치 않은 경쟁률이 예상되고 있어 당첨 가능성이 미약하다. 그렇다면 좀 더 기다려보는 것도 좋겠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방안이 강남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비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는 여전히 투자 가치가 높다. 노후한 중층 아파트는 리모델링 방식을 통해 아파트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서울, 수도권 단지 중 올해 재건축 사업 승인을 받은 아파트들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영동1·2·3단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성 4차, 경기도 안양시 안양동 동덕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조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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