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 여성자치조직 활성화

1990년대 중반부터 대학가 여학생운동 진영에 여성주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민중운동, 계급운동을 하는 여학생조직에서 여성운동조직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대학에 여성운동을 전담하는 여성위원회, 소모임 등의 자치조직이 생겨났고 총여학생회 선거에는 ‘여성주의 선거운동본부’가 등장했다. 이들 대학 여성주의자들은 기존 운동권과의 차이를 분명히 하며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급진적 담론을 수용하며 성장했다.

이들은 주로 문화제를 통해 성담론과 여성주의 이슈를 표출했으며 그 대표적인 예로 1995년 연세대 총학생회가 주최한 ‘날 강간하라! Rape Me!’ 성정치 문화제와 1996년부터 시작된 이화여대 페미니즘 문화제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를 들 수 있다. 퍼포먼스와 문화적 접근을 통한 대학여성운동은 올해 부산대 총여학생회가 개최한 ‘콘돔서약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대학 여성주의자들은 특히 대학내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하며 연대망을 확산시켰다. 1996년 이화여자대학교 여성위원회는 고대생 난동을 ‘집단성폭력’으로 규정하며 성폭력 담론을 ‘공간’으로 확장시켰다. 이후 대학내 성폭력 근절과 여성권 확보를 위한 여성연대회의는 여러 해 대학 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을 벌여왔으며 반성폭력 학칙제정운동은 2000년대에 들어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그런가하면 여성노동운동을 실천하고자하는 노력도 지속됐다. 기존 노동자·민중 담론에 여성이 부재함을 비판하면서 여성주의적 노동운동을 고민했고 98년 ‘여대생 먹고살기 대책위원회’ 2000년 ‘메이데이 여/聲’을 결성했다. 한편 대학여성주의자들의 만남과 연대를 꾀하고 여성운동방법론을 모색하는 ‘여성연대 한판’은 1998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조이 여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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