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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쭤볼 때마다 부모님은, 휴대폰이 필요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부모님을 위한 이동전화 ‘KTF 孝’의 광고 카피다. 역설적이란 표현을 이보다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있을까. 이 카피는 휴대폰이 필요없다고 하시는 부모님의 목소리를 실어 부모님께 휴대폰을 사드려야겠다는 구매욕을 절로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낳았다.

제품 이름도 ‘효(孝)’라고 지어 효도를 중시하는 사람들의 정서에도 쉽게 다가설 수 있었다.

최근 중·장년층을 겨냥한 이른바 ‘실버폰’이 휴대폰 시장의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월 LG텔레콤이 ‘실버폰’ 시리즈를 출시, 그 시작을 알렸고 지난 8월엔 KTF가 孝라는 제품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시장동향을 은근히 떠보고 있는 SK텔레콤도 머지 않아 출사표를 던질 예정. LG텔레콤은 3개월 동안 총 20여 만대, KTF는 지난 8월 28일 출시 후 3만대 이상을 팔았다.

이처럼 실버폰이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뭘까. 이른바 맞춤 컨셉이다.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이동통신사들의 틈새시장 전략이 성공했다는 반증이다. 최근 어지간한 가전제품과도 맞먹는 5,60만원대의 일반 휴대폰보다는 70% 이상 싼 15∼20만원대 가격에다 실버 요금제도 한 몫 했다. 부모님들은 주로 핸드폰을 안부전화를 받는 용도로 사용한다는 측면에 주목해 기본료를 낮추고 통화료를 올린 것이다. 또 자주 거는 번호에 한해 매달 일정시간 무료 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주로 가족과 통화를 하는 어르신들의 취향과 욕구에도 부합된다.

글자 읽기도 불편하신 부모님들께 휴대폰에 찍힌 문자는 영 딴 세상만 같다. 그래서 문자를 키워 돋보기 효과를 주었으며 버튼도 크게 만들었다. KTF 孝의 경우 버튼을 누를 때 소리로 숫자를 확인할 수 있는 보이스 다이얼링 기능도 갖췄다. 그래도 정 문자를 보내고 싶을 땐 어떻게 해야할까. LG텔레콤의 실버폰은 ‘애비냐, 밥은 먹었냐’ 등 부모님들이 자주 쓰시는 대화 내용을 미리 저장, 버튼으로 간편하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휴대폰 3천만 시대다. 이제 1인 1휴대폰시대도 머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쯤되면 실버폰 가격은? 결코 싼 가격이 아니다. 일반 휴대폰 가격은 거론할 필요없이 거품이다. 국민 휴대폰 시대에 그 수혜자는 당연히 우리 자신이어야 한다. 이동통신 요금도? 내려야 마땅하다.

조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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