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정보화 시대의 주역은 여성 경제인

지난 15일부터 나흘간 서울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는 성공신화를 창조한 세계 굴지의 여성 CEO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스라엘 여군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에 남성 엘리트들의 전유물이던 전략 컨설팅업계에서 세계 3대 컨설턴트라는 최고 지위에 오른 전설적인 여성 리더 베인 & 컴퍼니의 오릿 가디쉬 회장, 얼마전 뉴욕에서 있었던 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 100대 기술분야 선두주자로 선출된 한국 교포 e 조카 그룹의 소니아 로 (노송혜)사장, 세계은행 멤필라 람필 부총재 등 열악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그들만의 노하우로 삶을 개척한 이들의 성공 허스토리는 분명 새겨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 이들이 포럼에서 전달한 메시지를 요약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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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S. 토머스는 뉴욕에서 기업법과 증권법 담당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1980년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역대 최연소 위원으로 임명됐고, 1987년 뱅커스 트러스트의 선임 부사장이자 국제개인은행업무부의 그룹 지도자가 됐다. 현재 토머스는 액슨 그룹과 프라이빗 이퀄티 인베스터의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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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나 이오네스쿠는 1988년부터 여성사업과 새로운 고용 및 사업정책에 관한 OECD 지역경제 고용개발 프로그램 관리업무를 맡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2000년 11월에 열린 제 2차 OECD중소기업 여성사업가 국제회의를 기획했고, 그에 앞서 1999년 10월에는 동서양 여성사업가 체험교환이라는 국제회의도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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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아 로 사장은 e 조카 그룹의 최고경영자이자 공동창립자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정치과학으로 학부를 마치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를 얻은 그는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태리어에도 능통하다. 미국, 유럽, 남미 등에서 지난 87년 이래 IT분야와 전자통신 분야에서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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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리틀 존은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트레이드 빌더스의 회장이다. 미국 여성기업인협회 회장직을 포함 그가 부사장으로 있는 여성기업인 세계협회 등을 비롯해 수많은 중소기업 조직에 이사회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112개국이 회원으로 있고 인도에 본부가 있는 중소기업세계협회의 상임고문직을 맡고 있다. <사진·이기태>

기업들이 변화를 추구하면서 수행하는 선택 하나 하나가 회사 전체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면서 강력한 CEO로서의 역할 모델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왜 여성은 그런 역할 모델로 제시되는 사례가 흔치 않은가. 우문이다. 여성 사업가가 적기 때문이다.

16일 오후 1시 20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지식 정보화 시대의 주역 여성경제인」포럼은 여성 기업인들이 처하고 있는 현실로부터 출발한다.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액슨 그룹 바바라 S. 토머스 회장은 “여성 사업가가 적은 이유는 태어날 때부터 여아들은 인형을 갖고 놀지만 남자들은 자동차를 갖고 놀고, 과학이나 기술관련 정보를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레 체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거의 모든 영역에서 성적은 여성들이 훨씬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현실과 연결짓지 못했다는 것이다.

토머스는 본질적으로 자본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 것이 여성들로 하여금 사업에의 타진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성장에 따른 교육의 기회는 물론이고 사업을 하면서도 끊임없는 학습에 투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육아에 책임을 더하고 남는 시간에 사업하는 형태로는 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머스는 일부 성공한 여성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충분히 여성들이 비즈니스 환경에서 성공할 확률을 높이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30세가 넘어서 사업을 시작하며, 비즈니스 플랜을 만들고 나서야 투자자를 찾는다고. 만일 이같은 여성들이 대기업에서 승급승진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훨씬 더 준비된 상태에서 당당히 이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스쿨을 가보면 대개의 여성들은 시기가 더디 걸리기는 하나 초기의 걸림돌을 극복하고 나면 결국 비즈니스 환경에 진입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여성이 갖는 강점으로 토머스는 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복합적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들었다.

미국 여성 기업 하이테크 분야 활발

두 번째 연사로 나온 디나 이오네스쿠는 OECD 국가의 여성 기업가 통계를 예로 들면서 “미국, 캐나다가 여성 기업인들에 의해 창업되는 사례가 39~40%로 가장 많고,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두 배가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슬람은 30%, 한국·벨기에·스웨덴은 28%, 터키는 27%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IMF이후 여성 창업이 높게 나타난 경우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통계 이면을 봐야 할 것은 스웨덴 같은 경우가 해당된다고. 다른 OECD국가에 비해 여성의 힘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여성 창업의 수치가 낮은 것은 문화적 요인때문이라고.

이오네스쿠는 또 역동적인 기업가 정신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여성 기업인들은 주로 미국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말하고, 이들은 약 2백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며 대부분 하이테크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례는 여성들의 지식기반 활동이 그리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데 대한 반박자료가 될 거라고 장담했다. 또 고성장하는 기업은 특정한 프로필을 갖고 있는데, 이들의 학력은 80% 이상이 대졸이상, 석박사급이라고 .

여성기업인들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뭔가. 육아와 가사 부담, 취약한 네트워크, 문화 혹은 가치, 지식, 기술, 정확한 판단력, 국제 활동이 가능한 언어소통의 문제, 재정적인 능력 등 성공 비즈니스로 가기 위해 갖춰야 할 요소는 참으로 많다는 사실이다.

“ 돈 모을 수 있는 특별한 방법 강구해야”

e 조카 소니아 로 사장은 “여성들이 지식기반 경제에서 제대로 성공에 안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취약한 경제적 기반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로 사장은 “여성들은 돈을 모을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한국에는 40개의 벤처케피탈이 있는데, 5개 회사만이 여성 CEO를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여성기업인은 5%만이 벤처 캐피탈에 의해 지원되고 있다고.

이에 따라 여성들은 가족들에게 돈을 받아서 창업을 하는 등 험난한 경로를 겪고 있다. 로 사장은 여성들 스스로가 자신의 사업에 어떤 리스크가 있고, 자신에게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를 소상히 얘기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CEO들은 그만큼 기술, 마케팅, 위험관리, 재무관리 등 다 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어떤 투자자를 만나도 당당하게 자신의 구체적인 플랜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로 사장은 앞으로 무엇보다 능력있는 여성들이 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글로벌 펀딩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아 단계부터 기초과학 교육받게 해야”

마지막 발제자인 트레이드 빌더스 버지니아 리틀 존 회장 역시 로 회장과 마찬가지로 “여성들은 은행들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지식기반 기업은 ‘자산’을 담보로 돈 빌리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그는 여성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가 글로벌 펀딩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실제로 그를 위한 작업을 실행중이라고 말했다. “만약 수백명의 여성들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돌을 던진다면 그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나 그와 달리 모든 여성들이 한 방향으로 동시에 돌을 던진다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리틀 존 회장은 “경제에 참여하는 여성기업인의 잠재력이 아직 충분히 표출되고 있지 못하다”고 말하고, “ 폭발적인 성장분야에서 여성의 약진을 기대한다면 여아 단계부터 수학, 과학 등 기초과학의 핵심분야에 대한 교육을 받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 마지막으로 진행된 질의응답시간에는 성주 인터내셔널 김성주 사장이 각 페널들에 대해‘좋은 어머니는 반드시 좋은 사업인가’, ‘일하는 어머니들이 더 이상 육아에 대해 신경쓰지 않을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토머스는 “훌륭한 비즈니스는 좋은 엄마를 만든다”고 답했다. 왜냐하면 “ 비즈니스를 잘 한다는 것은 결국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이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출산율이 급격히 저하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은 오히려 입양이 확산되고 있다고. 아직 엄마가 되지 않은 사업가는 그만큼 인생이 풍요로워질 수 있으니 부디 엄마가 되라고 당부했다. 토머스는 슈퍼우먼이다.

김경혜 기자 musou21@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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