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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 구조조정 대상이냐!” <사진·민원기 기자>

용역회사로 옮기는 대신 노동조건 보장을 약속한 호텔 측이 이후 모르쇠로 일관해 R호텔 룸메이드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서울 강남에 있는 R호텔의 용역회사 소속 룸메이드 50여명은 지난 14일 정규직의 임금인상분에 맞춰 임금을 올리고 200%의 상여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또 정규직과 동일하게 주5일 근무제를 적용하고 고용 관련 사안을 노동조합과 사전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이 호텔은 지난해 경영이 어려워지자 3개 과 룸메이드들에게 명예퇴직을 권고했다. 이 과정에서 호텔측은 앞으로 2년 동안 이전과 같은 대접을 해 줄 것을 약속하며 경력, 나이와 상관없이 용역회사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사측이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개별 면담에서는 ‘호텔업계에서 용역화는 대세다. 지금 안 나가면 명예퇴직금도 못 챙긴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명예퇴직금은 16개월치 기본급으로 받기로 했다.

그러나 옮기고 나자 룸메이드들은 각종 수당과 800%에 이르는 상여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호텔측은 상여금을 명예퇴직금으로 미리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초 경영이 어렵다는 말과 달리 올해 정규직 임금을 11만원 정도 올리자 참다못한 룸메이드들은 올 6월 노조를 만들고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전국여성노조는 호텔 측이 용역회사를 앞세우며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고 있으며 회사 관리자들은 노조만 탈퇴하면 모든 조건을 들어주겠다고 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여성노조 R호텔 RST분회(분회장 이옥순) 조합원들은 앞으로 회사측이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호텔 앞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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