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옥/ 포천중문의과 대학 산부인과 예방의학 교실 교수

지난주에 이어 오늘은 주변에서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사고나 손상이 우리 건강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누구에게나 여성의 몸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는 사고나 손상으로 인해 이 세상을 하직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제 겨울철이 되면 화재는 물론 눈이 내리고 빙판길이 되면 더욱더 손상과 사고는 그 빈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다.

손상에 대해 먼저 알아본다. 우선 손상은 영어로 injury라 한다. 이것은 라틴어인 in juris로 ‘not right’의 의미다. injury는 물리적 혹은 화학적 물질로 인하거나 열 또는 산소 등에 의해 신체가 물리적으로 손상되는 상황을 말한다.

손상도 질병의 한 형태이긴 하지만 보통은 질병으로부터 구분해 쓰인다. 손상은 어떤 원인에 노출되고 바로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노출 기간에 따라 손상도 될 수 있고 질병도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방사능에 노출될 때 화상, 즉 손상도 나타나고 암, 즉 질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또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있지만 옛날에 연탄 많이 쓸 때 자주 발생하던 연탄가스 중독, 이것은 일산화탄소 중독이다. 이 중독은 바로 뇌손상, 그러니까 손상으로도 나타나고 혈액질환으로도 나타난다.

그러나 손상의 증상도 바로 나타나지 않고 일정 시간 후에 나타나 질병의 증상과 중첩돼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교통사고 후 즉시는 괜찮다가 며칠 지나고야 목이 뻣뻣하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것 등이 좋은 예이고 어린이들이 납에 만성적으로 중독돼 한번 증상이 발전되면 급속히 진행되기도 한다.

손상은 크게 의도의 유무에 따라 또는 장소에 따라 구분한다. 의도에 의한 분류로는 의도적 손상과 비의도적 손상으로 나눈다. 의도적 손상에 성폭력, 아동학대, 자살, 타살, 요즈음 문제되는 학교폭력 등 폭력 범죄, 노인학대가 있다. 비의도적 손상으로는 자동차 사고, 추락사고, 독극물사고, 익사사고, 화재, 화상 등 소위 사고(accident)라고 일컫는 종류들이다. 장소에 의한 분류로는 어디에서 손상이 일어났는가에 따라 일터, 집, 공공장소, 자동차 등의 교통수단에 의한 사고 등으로 구분한다.

손상에 따른 피해는 막연히 생각할 때보다도 훨씬 심각한 것이다. 사망은 물론 그 경중이 어떻든 일생을 불구로 장애를 갖고 살 수 있으며 그로 인한 시간적,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손해는 막대하다.

손상이나 사고는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 적극적인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피동적 전략과 능동적 전략으로 나눈다. 피동적 전략이란 개인의 노력이 필요없이 자동적으로 예방하는 것으로 자동차의 에어백 장치가 좋은 예인데 가장 효과적이다. 또는 미끄럽지 않은 바닥재를 이용해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것을 미리 예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시 말하자면 제도와 하부구조가 잘 돼 있으면 이 부분은 저절로 된다. 능동적 전략이란 본인이 자의적으로 예방하려는 적극적인 방법이다. 피동적 방법보다 덜 효과적이지만 역시 손상예방에는 좋은 방법이다. 자동차 안전띠 착용이 그 좋은 예이고 빙판에 미끄러져도 골절이 안 생기게 골다공증을 미리 예방해 놓고 있는 방법들이 좋은 예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