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문제는 아동 최초의 권리

2002 대선여성연대(이하 여성연대)가 지난 12일 오전 민주노동당 당사에서 권영길 후보를 만나 여성이 바라는 3대 핵심과제와 10대 주요 과제를 전달했다. 이는 여성계가 각 당 대선 후보들의 여성정책을 검증하고 여성들의 요구를 공약에 채택, 반영해 줄 것을 촉구하기 위한 지난 6일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의 만남 이후 두 번째다.

~10-1.jpg

◀권영길 후보는 자신이 일하는 사람의 정당인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임을 강조하고 자신의 공약이 기성 정치권에서 수렴하지 못하는 가장 진보적인 공약임을 자신했다. 지난 12일 민노당사에서 권 후보와 부인 강지연씨가 대선여성연대 관계자들과 포즈를 취했다. <사진·민원기 기자>

이날 이오경숙 여성연대 공동본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실에서 체감할 수 있는 여성의 지위는 매우 낮다”며 “민주노동당이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인 만큼 여성들의 열악한 현실을 반영, 여성들이 요구하는 호주제 폐지, 고용안정·고용창출, 보육의 공공성 확보, 여성의 정치진출 확대 등이 공약으로만 그치지 않도록 힘써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권 후보는 “더 말할 것도 없이 3대 핵심과제는 여성의 요구가 아니라 민노당의 숙명적 과제”라면서, “한국에서 진보주의자라면 무엇보다 호주제 즉각 폐지는 기본”이라고 확고한 호주제 폐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호주제 폐지에 이어 신분등록제의 새 대안으로 일인일적제를 실시하겠다고 한걸음 더 나아갔다.

보육의 공공성 확보 부분에 대해서는 “보육문제야 말로 정말 생명이며 근본 아니겠느냐”라면서, “무엇보다 아동들의 최초의 권리 및 평등을 위한 관점에서 보육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출산 이후의 교육·의료를 완전 무료화하는 것이 민노당의 기본 입장.

또 권 후보는 여성의 정치진출과 관련해서는 이미 민노당에서 지난 지방선거 때 적용한 비례대표 여성배정 50%의 성과 등을 강조하면서, 모든 여성의 불평등에 대해 기성정치권에서 수렴하지 못하는 진보적 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무엇보다 민노당은 여성의 정당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이오경숙, 이강실 ‘여성연대’ 공동본부장을 비롯해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최상림 부대표, 한국보육교사회 이윤경 회장,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 사무총장, 여성의전화연합 한우섭 사무처장 등 여성연대 회원들이 참석했고, 민주노동당에서는 권영길 대선 후보와 최순영 부대표 및 최현숙 여성위원장, 권영길 후보의 부인인 강지연 창원 지구당위원장, 홍승하 영등포갑 지구당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여성연대는 19일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와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김경혜 기자 musou21@womennews.co.kr

여성계 2002 대선 공약요구안

여성계가 대선 후보초청 텔레비전 토론회를 열기로 함에 따라, 이들이 각 후보에게 내건 공약 요구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 이경숙)이 밝힌 ‘2002대선 여성공약 요구안’은 ▲호주제 폐지 ▲고용안정·고용창출 ▲보육의 공공성 확보 3대 핵심과제와 60개 세부과제로 이뤄졌다. 양성평등한 신분등록제도를 마련하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양산을 막자는 것. 아울러 전체 보육비용의 50%를 국가가 부담하라는 내용이다.

여연은 이 가운데 10개를 다시 추려 주요과제로 삼았다. 성매매·가정폭력 등 여성폭력을 없애고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는 게 첫째다. 의회와 공직, 정책결정 과정에서 여성 할당 30%를 보장하자는 게 다음 공약.

늘고 있는 한부모 가정을 도울 경제적 방안도 시급하다. 모성보호비용을 사회가 나눠 치르고, 생애주기에 따른 여성건강정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평화·통일 정책을 세울 때 구성원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자는 공약도 있다.

여성장애인 관련 부처 안에 전담 인력을 두고, 특히 여성농민의 모성보호, 육아, 건강을 위한 지원제도를 마련하자는 제안이다. 성평등 정착을 위한 교육·미디어·문화정책을 집행하고, 재가노인 복지서비스의 질도 높이라는 주문이다. 성평등적 관점을 바탕으로 한 예산·국가정책을 세우는 일도 최근 여성계에 넓게 퍼지고 있는 화두 가운데 하나다.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