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화 시대의 젠더·생명·환경 심포지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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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이영숙·김정희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원, 석인선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

환경과 여성에 관한 이론인 생태여성주의(에코페미니즘)에서 한 걸음 나아간 생명여성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이 국내 학자들에 의해 제시됐다.

지난 18일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이 주최한 학술대회 ‘지구화 시대의 젠더·생명·환경’에서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이영숙 연구원은 “한국 여성의 경험이 반영되지 않은 서구 중심적인 생태여성주의는 우리의 현실적 요구를 다 포괄할 수 없다”며 한국 여성들의 현실을 이론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생명여성주의를 제안했다.

그는 “생명여성주의는 생명의 특성 및 사회·문화적 조건에 대한 이해를 양성평등 가치에 접목한 여성주의적 시각”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온 환경연대 이상영 으뜸지기도 “이론에 앞서 운동을 먼저 시작했던 한국의 여성환경운동은 이론만이 중시된 종전의 생태여성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며 “제주도 해녀들이나 대구 페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했던 여성들처럼 여성이 지역의 주체로 살아가는 사례들을 통해 국내 환경에 맞는 여성환경 이론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토론자로 나선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원 한면희 연구교수는 “계급화된 사회구조가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근원이라는 점에 주목했을 때 가부장적인 문화가 환경문제로 인한 여성들의 피해를 강화시킨다는 생태여성주의적 관점과 함께 모성을 가진 여성이 자연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이론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생명여성주의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을 지적했다.

한국여성연구원 김정희 연구원은 지역 여성의 활동을 통해 생명여성주의의 가능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모색했다. 김 연구원은 “사교육 열풍이 강해지고 학교 교육이 붕괴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어머니들의 노력을 지역 생명여성주의의 한 모습으로 볼 수 있다”며 공동육아조합, 대안학교, 홈스쿨 등을 그 예로 제시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지역생명여성주의를 대변하는 모습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있고 이는 여성들이 생명의 주체로 설 수 있는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생명여성주의의 하부 논의로서 여성을 위한 환경정책에 대한 내용도 제기됐다. 이화여대 법학과 석인선 교수는 “신체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환경오염 물질에 약하기 때문에 여성의 생명을 고려한 환경정책이 필요하다”며 “여성운동과 환경운동이 연대해 여성의 생명이 존중되는 환경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면희 교수는 “아직까지는 국내 환경 관련법에서 성 개념이 도입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언급했으며 이상영 으뜸지기 역시 “범국가적인 여성 환경정책의 필요성을 절감, 환경부에 여성정책 담당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으나 실현되고 있지 않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조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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