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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감자료에 따르면 성폭력상담소의 지난해 가정폭력 상담실적은 11만4612건. 이는 지난 98년(4만1497건)의 2.8배에 달한다. 상담소의 활발한 상담활동 결과려니 생각하기에는 증가세가 만만치 않다. 이처럼 가정폭력이 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남편이 아내에게, 아내가 남편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가하는 폭력’으로만 설명되기에는 가정폭력이 갖고 있는 문제가 너무 복잡하다.

김병주씨가 최근 펴낸 <한국의 가정폭력: 실상과 국가개입>(백산자료원 발행)을 통해 이에 대한 궁금증을 다소나마 해결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은 가정폭력에 관한 개설서다. 가정폭력의 실상과 배경, 원인, 문제해결 등을 다루고 있으며 국가개입의 문제에 대해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 저자가 책 초반부에서 밝혔듯이 전문 연구서라고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지만 가정폭력을 둘러싼 제반 문제를 원인에서 해결방안까지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정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 실무가들,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안내서로는 손색이 없다.

저자는 “전투에서 적이 바깥에 있거나 적을 추상적으로 개념하면 총을 겨누는 마음이 편하지만 적이 가까이에 있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고뇌가 없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말한다. “우리가 끝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돌아올 탕아를 그래도 기다려야 한다는 믿음이 남아있다면 우리는 어렵지만 다른 제3의 길을 모른 체 할 수 없다”고. 말하자면 이 책은 가정폭력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실무자들에게 그 ‘제3의 길’을 모색하게 해주는 개론서라고 할 수 있다.

가정폭력이 가정 내부의 일이기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자율적 해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단순한 접근이 되레 문제를 악화시켜왔다는 관점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을 만하다.

신아령 기자arshi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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